카카오 로고 카카오톡 상담하기
12th of 99 different holidays
12
7

세계에서 가장 다양하고 현란한 힌두 페스티발

c.pixabay.com/murtaza_ali

인도만큼 축제가 많은 나라는 없다. 우선 인구가 많아서지만 각 지역마다 토속 신앙, 관습이 그대로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힌두교의 특징이 그렇다. 힌두교란 인도 땅에서 형성된 수천 년의 믿음, 의례, 관습 등 그 모든 것을 통틀어 말한다. 인도 이외의 나라에서는 근대화가 진행되면서 모든 샤머니즘적인 요소가 고등종교 속에서 거의 다 사라졌다. 반면에 인도는 긴 세월 동안 형성된 모든 샤머니즘적인 믿음과 의례가 힌두교라는 고도의 교리를 갖춘 종교에 흡수되면서 살아남았다. 그 결과 수많은 신들을 숭배하고 기리는 축제들이 벌어지고 있다.

“인도에 축제가 많은 이유”
인도에 1년 내내 축제가 많은 이유는 각 지역의 토속 신앙이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힌두교의 특성을 보면 이해가 쉽게 된다. 기원전 2000년에서 기원전 1500년 무렵, 중앙아시아의 인도 아리안 족의 일파가 인도 서북부로 이주한다. 이들 유목민이 믿던 종교는 베다 경전을 중심으로 하는 제사 중심의 종교인 브라만교였다. 이들이 내세우는 가르침은 ‘신이 곧 네 안에 있다’라는 것이었지만 현실에서는 철저히 네 가지 계급, 즉 카스트 제도가 엄격했고 사제인 브라만 계급이 끌고 가는 종교였다.
이것이 원래 살고 있던 드라비다계 원주민들을 누르면서 종교를 유지했는데 기원전 6세기 무렵, 불교가 탄생한다. 불교에서는 계급을 인정하지 않고 누구나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혁명적인 가르침을 전파하자 인도 대륙은 불교가 휩쓸게 된다.

“브라만교에서 힌두교로”
그러자 브라만교에서 자신들의 살길을 모색하는 가운데 원래 드라비다 계열의 원주민들이 갖고 있던 토속 종교를 흡수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통합적인 종계 체계, 교리를 만들어 가면서 창조의 신 브라흐마, 보호 유지의 신 비슈누, 파괴와 죽음의 신 시바 신을 세축으로 하면서, 모든 토속적인 샤머니즘의 믿음을 흡수한다. 비슈누 신은 아리안 계열의 신이고, 시바신은 드라비다 계열의 토착 신과 관련이 있다. 그런데 브라흐마 신, 비슈뉴신, 시바신은 세가지 신으로 나타나지만 사실은 하나라는 것을 강조한다. 또한 인도에 나타난 수많은 신들은 비슈누신이 세월 속에서 모습을 달리해 나타난 화신이라 가르친다. 심지어는 부처도 비슈느 신의 아홉 번째 화신으로 본다. 또 파괴와 죽음의 신 시바신도 각 지역의 수많은 토속적인 신들의 화신으로 모습을 달리해서 나타났다고 본다. 이렇게 하면 결국 인도 전역에서 발생한 수많은 신들은 이 거대한 신들 속으로 통합되면서 체계화가 된다.
이것을 힌두교라 한다. 이런 힌두교의 사상과 체계는 무지한 인도 민중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스스로 수행해 부처가 된다는 것보다 믿고, 기도하면 들어준다는 원시적인 믿음이 널리 퍼지면서 불교는 사라지고 힌두교가 인도 대륙을 지배하게 되었다. 힌두교 피지배계층은 자신들이 믿던 토속신들이 상위 신들에게 통합되니 힌두교를 환영했고 힌두교 지배계층들은 자신들의 세가 불어나니 좋아했다.
그래서 힌두교에는 교조가 없다. 세월 속에서 이런 과정을 겪었기에 오히려 더 뿌리 깊게 사람들 사이에 이어져 내려왔다. 지금 인도 대륙에서는 샤머니즘적인 종교 축제가 ‘살아서’ 꿈틀거리며 곳곳에서 축제를 벌이고 있는 이유다. 인도가 더럽고, 혼잡하고, 정신없으면서도 문화인류학적, 종교학적 관점에서 보물 창고같은 이유는 이처럼 옛것들이 그대로 살아남아서 재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의 유명한 축제들”
인도의 수많은 축제들 중에서도 규모가 크고 성대하게 열리는 축제들이 있다. 우선 2, 3월에 열리는 홀리 축제는 봄이 오는 것을 축하하는 축제다. 3, 4월에는 비슈느 화신 라마신의 탄생제가 있다. 5월은 크리슈나를 섬기는 달이고 이때 성스러운 강에서 목욕하며 제사를 지낸다. 8~9월에는 코끼리 머리를 가진 가네샤 신 축제가 있다. 뭄바이 같은 곳에서 매우 성대하게 열리는데 가네샤 신상을 각 집, 지역, 직장에서 만들어 거리를 행진한다. 9, 10월에는 열흘간 라마 신이 악마 라바나를 물리친 것을 기념하는 두세라 축제가 열린다. 힌두교 대서사시중의 하나인 ‘라마야나’에서 유래된 것으로 라마신이 마왕 라바나를 물리친 날로 인도 전체에서 축제가 벌어진다. 선(善)이 악을 물리치고 결국 승리한다는 진리를 되새기며 힌두교의 신들에게 경배한다. 이 축제는 홀리(Holi), 디왈리(Diwali)와 함께 힌두교의 3대 축제로 꼽힌다. 두세라 기간에는 횃불 행렬, 코끼리 행진, 가면극, 연극 공연들이 펼쳐지고 이 기간에 두르가 축제도 열린다. 두르가 축제는 특히 남인도 마이소르 지역에서 가장 성대하게 열린다. 10월, 11월에는 락슈미 신의 디왈리 축제가 있다. 디왈리는 집집마다 수많은 작은 등불을 밝히고 힌두교의 신들을 맞이해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힌두교 전통 축제다. 부와 행운의 여신인 락슈미, 죽음과 파괴의 여신 칼리, 비슈느 신의 여덟 번 째 화신인 크리슈나 신을 숭배한다. 디왈리는 홀리(Holi), 두세라(Dussehra)와 더불어 힌두교 3대 축제로 손꼽히며 이 축제는 인도 전역과 인근 네팔,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의 힌두교 신봉 지역은 물론 시크교(Sikhism)와 자이나교(Jainism)에서도 중요하게 여기는 축제로, 네팔에서는 티하르(Thihar)라고 부른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차차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는 동지 무렵을 기념하는 축제도 1월 14일을 전후로 열린다. 북인도 바라나시 같은 곳에서는 ‘마카르 산크란티’ 축제라 하고 남인도 타밀나주 주 같은 곳에서는 퐁갈 축제라고 한다. 추수감사절의 의미도 있다. 바라나시 같은 곳에서는 전날 새벽부터 사람들이 갠지스강에 몰려 나와 수영을 하고 목욕을 하며 쌀을 거지들에게 나눠준다. 남인도에서는 쌀, 우유, 설탕을 넣어 끓여 만든 ‘퐁갈’이란 음식을 신에게 바친다. 넘쳐흐르는 쌀은 번영과 풍작을 상징한다. 그들은 이 쌀을 먼저 신에게 바친 후, 가족들과 나눠 먹는다.

“세계 최대의 축제 쿰브 멜라 (KumbhMelā) 축제”
2013년에 개최된 ‘마하 쿰브 멜라 축제’에는 약 1억 명의 순례자들이 참가했었다. 이렇게 많은 순례자들이 참가한 축제는 이 세상 다른 곳에는 없다. 쿰브 멜라는 성스러운 강이 흐르는 인도의 성지 네 곳에서 12년을 주기로 번갈아 개최된다. 즉 인도 전체에서 3년마다 쿰브 멜라가 열린다. 개최지는 갠지스 (Gange), 야무나(Yamuna), 사라스바티(Saraswati) 강이 만나는 ‘알라하바드’(Allahabad), 갠지스 강이 흐르는 ‘하리드와르’(Haridwar), 시프라(Shipra) 강이 흐르는 ‘우자인’(Ujjain), 고다바리(Godavari) 강이 흐르는 ‘나시크’(Nashik) 등에서 열린다.
이 가운데서 알리하바드에서 열리는 쿰브 멜라가 가장 성대하다. 알라하바드는 갠지스 강과 야무나 강, 전설적인 사라스바티 강이 합류하는 지점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쿰브 멜라의 주기인 열두 해가 열두 번 반복되는 기간인 144년마다 알라하바드에서는 대(大) 쿰브 멜라라는 의미의 마하 쿰브 멜라(MahaKumbhMelā)가 열리는데 지난 2013년에 열렸었다.
이 축제에서 힌두교도들은 성스러운 강가(갠지스강)을 찾아가서 목욕하고 최를 씻어낸다. 인도인들은 성스러운 쿰브 멜라의 날에 성스러운 강물에서 몸을 씻으면 현생과 전생의 죄를 모두 씻어내고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 순례자들은 목욕을 위해 동트기 전부터 준비하고 기다리는데 해가 뜨기 시작하면 먼저 벌거벗은 수행자인 나가 사두(Naga Sadhu, 시바신 숭배자)들이 강물에 들어가고 그 뒤에 다양한 종파의 수행자들이 뒤따른다. 이 다음에야 일반 신자들의 입수가 허락된다. 이때 성스러운 강물을 병에 담아 가는 사람들도 많다. 목욕 의식이 끝나면 신자들은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사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신들을 찬미하고 강가에서 펼쳐지는 여러 공연을 관람한다.
서기전 2000년에서 서기전 1100년에 걸쳐 쓰인 베다(veda)에 암리타의 전설과 목욕 의식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는 것에 비추어 볼 때, 쿰브 멜라는 지금으로부터 3천 년 전에 이미 기본 형태가 갖추어진 것으로 보인다. 인도 회화, 아라비아의 문헌, 유럽 여행자의 기록 등에는 10세기부터 쿰브 멜라가 언급되고 있다 쿰브 멜라는 산스크리트어에서 유래한 말로 쿰바 멜라(kumbhamēlā)라고도 한다. ‘쿰바’(kumbha)는 ‘항아리’,‘멜라’(mēlā)는 ‘축제’를 뜻하므로 쿰브 멜라는 ‘항아리 축제’라는 의미다.
쿰브 멜라는 힌두교에서 전해 내려오는 성자 두르바사(Durväsä) 이야기에 기원을 두고 있다. 위대한 성자 두루바사가 길을 가던 중 코끼리를 타고 지나가던 인드라(Indra) 신과 마주쳤다. 성자 두르바사는 인드라신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목에 걸고 있던 화환을 인드라에게 바쳤는데, 인드라는 이를 가벼이 여겨 자기 목에 거는 대신 타고 있던 코끼리의 코에 걸어주다가 미끄러져서 부서지고 말았다. 그러자 성자는 노해서 인드라신에게 저주를 내렸다. 인드라신은 천상·공중·지상의 삼계를 지배하던 권위를 잃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신들은 아수라(Asura,악마)들과의 전쟁에서 불리하게 되었다. 위기에 처한 신들은 세계의 질서를 유지하는 비슈누(Vishnu) 신에게 도움을 청했고, 비슈누는 신들에게 아수라들과 맹약을 맺고 함께 ‘우유의 바다’를 휘젓게 하자 불사의 영약인 ‘암리타(Amrita)’가 담긴 항아리가 떠올랐다. 아수라들이 이 항아리를 차지하려고 들자 열두 낮 열두 밤 동안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전투 과정에서 항아리에 든 암리타 네 방울이 지상으로 떨어지고 말았고 이것이 떨어진 곳이 바로 쿰브 멜 리가 열리는 성지 네 곳이라는 전설이 있다. 여기서 신과 악마가 대결한 열두 낮 열두 밤은 인간 세계의 열두 해를 상징하여 인도 각지에 위치한 네 도시에서는 각각 12년마다 쿰브 멜라를 개최하며 힌두 역법에 따라 태양, 달, 목성의 위치를 기준으로 정확한 개최 시기를 정하기 때문에 해마다 날짜가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