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배드랜드 관련기사 [ 경향신문 2007년 04월 15일]
작성자 : 장민정      작성일 : 2012/10/08      조회수 : 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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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휠러 “악의 축 국가들 위험하지 않는 나라”
입력: 2007년 04월 15일 18:51:14

30여년간 100여개국을여행한 전설적인 배낭여행가를 다시 떠나게 한 것은 부시 미 대통령이었다. 세계적인 여행안내서 ‘론리 플래닛’의 저자이자 여행사 ‘론리 플래닛’의 창업자인 토니 휠러(60)는 2003년 부시의 ‘악의 축’ 발언을 듣고 “정말 나쁜 나라인지 직접 여행해보기 위해” 북한으로 떠났다. 또다른 ‘악의 축’ 국가인 이란, 이라크를 차례로 여행한 그는 최근 ‘나쁜 나라들-악의 축 여행기(Bad Lands-A Tourist on the Axis of Evil)’(론리 플래닛사)를 펴냈다. ‘악의 축’뿐 아니라 미국 정부에 의해 소위 ‘깡패국가(rogue state)’로 불려온 쿠바와 리비아를 비롯,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사우디아라비아, 알바니아 등 9개국 여행기가 실려 있다.

휠러는 책을 통해 “‘나쁜 나라’들은 결코 위험한 나라들이 아니었다”며 “나처럼 조심스럽고 참을성 없는 사람도 흥미로운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오히려 “어떤 국가에서는 미국이 심각한 위협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악의 축’을 규정한 미국이 더욱 ‘나쁜 나라’임을 시사했다.

미국이 ‘깡패 국가’로 지목한 쿠바에 대해 “쿠바의 유아 사망률은 미국보다 훨씬 낮으며, 미국팀을 너끈히 이길 야구단을 빼면 타 국가에 어떤 위협도 되지 않는다”고 썼다. 이란에 대해서는 “환상적인 여행지이며 사람들은 놀랍도록 친절하고 열정적”이라고 쓰는 한편, “그토록 열정적인 이란 사람들이 미국에게만 냉담한 것은 미국이 수십년째 이란의 정권을 교체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오히려 “부시가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했음에도 미국은 테러 문제에 결백하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니카라과 반군 조직을 지원하기 위한 레이건 정부의 무기 밀매, 290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사망시킨 1988년 미군의 이라크 민항기 격추 등을 예로 들었다. 미국이 직·간접적으로 테러를 지원한 증거가 수없이 많다는 것이다.

또 “테헤란에서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의 린디 잉글랜드 일병을 모델로 만든 미군 홍보물을 봤는데, 이는 아랍인들에게 ‘테러리스트가 돼라’라고 자극하는 광고물과 다르지 않다”며 2004년 미군의 이라크인 포로 학대 사건을 꼬집었다. 그는 “알카에다가 최고의 광고제작자를 영입하더라도 이보다 더 훌륭한 테러리스트 모집 광고를 만들 수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오히려 테러리즘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나쁜 나라’들이 타 국가를 위협한다는 미국의 주장과 관련해서는 “미국이 이들 국가에 한 일을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북한과 전쟁을 벌였고, 경제제재와 위협을 가했으며, 이라크에 대해서는 폭격·침공·경제제재를 되풀이했다는 것이다. 그는 “나쁜 나라는 상대적인 개념이며, 한 국가의 테러리스트는 다른 국가의 평화 수호자”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핵실험 이후 세계적 위협으로 떠오른 북한에 대해서는 “평양에서 본 바로는 미사일은커녕 자전거도 만들기 힘들 것”이라며 “북한의 공군력은 한국전쟁 때 그대로이며 군인들은 반쯤 굶주려 남한과 비교하면 머리 하나가 작을 정도”라고 미국의 위협이 과장되었음을 시사했다.

한편 그는 북한을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의 동상과 광고로 뒤덮인 테마 파크”로 표현하며 “북한의 비경은 나를 완전히 사로잡았지만 시민들의 처지는 불행하다”고 덧붙였다.

〈최명애기자 glauk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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