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코노스

‘따라서 이곳을 여행한다면 누가 뭐래도 역시 여름이 좋다. 너무 사람이 많아 호텔이 만원이고 물가가 비싸고 주민이 친절하지 않아도, 근처의 디스코텍이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 없어도 여름의 미코노스는 굉장히 즐겁다. 그것은 일종의 축제인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먼 북소리’ 중>

미코노스 섬의 파수꾼들

미코노스 섬에는 오래 전부터 이 섬을 지켜온 파수꾼들이 있다. 시내와 해변을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고양이들과 어느새 미코노스의 상징이 되어버린 펠리칸, 그리고 리틀 베니스에서 바라봐서 더 운치 있어 보이는 풍차가 그 주인공들 이다. 따뜻한 지중해성 기후의 영향을 받아서 일까 우리가 알고 있는 거리의 고양이들은 사람들 눈에 안 띄게 다니는 반면 이 곳

고양이들은 사람을 무서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이 주인인양 느긋하게 여행자들을 쳐다 볼뿐이다. 미코노스의 멋진 해변과 화려한 나이트라이프는 익히 잘 알려져 있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것만 있다면 여느 해변의 관광지와 별반 다른 게 없었겠지만 수 백 년 전부터 미코노스를 지켜온 풍차로 인해 미코노스는 감성이 더해진 섬마을로 기억하게 된다. 풍차의 역사는 16C기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당시 유럽에는 베니스를 포함한 지중해의 해상을 통한 무역이 번성하였는데 유럽과 아시아의 사이에 있는 지리적 요인으로 인해 무역의 중심지가 되었던 이 섬은 당시 곡물 등을 빻아서 쉽게 이동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풍차를 생각 하였으며 특히 연중 바람이 많이 부는 미코노스는 풍차를 세우기만 하면 되는 최적의 위치였던 것이다. 지금 현재는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풍차로서 본래의 제 기능을 다하고 있진 못하지만 수 백 년 전부터 미코노스를 든든히 지켜주던 마을의 수호신인 장승과 같은 역할로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음엔 틀림없다.

 ▶ 미코노스의 명물 펠리칸

 ▶ 한가로운 고양이

미코노스의 아름다운 해변에 빠지다.

키를라데스 제도에서 산토리니와 더불어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불리는 이 섬은 에게해의 파란 바다와 비잔틴 교회의 하얀색 지붕, 풍차 그리고 고양이와 펠리컨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글거리는 지중해의 태양 아래 멋진 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것은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다. 미코노스는 섬마을답게 많고 다양한 해변들이 있다. 가장 대중적인 곳은 플라티 얄로스라고 하는 해변이 아닐까 싶다. 금빛 고운 모래와 깨끗한 바닷물이 잘 어울리는 해변이다. 또 다른 대표해변으로는 파라다이스 해변이 있고 바로 옆에는 얼마나 더 천국 같으면 슈퍼 파라다이스라는 이름의 해변도 있다. 이 두 해변은 누드비치로 알려져 있지만 완전 나체욕을 즐기는 사람은 없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결정되는 부분이지만 대게 톱플리스 정도가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슈퍼 파라다이스 해변은 누드비치이자 동성애자들이 많은 곳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들리는 얘기로는 언뜻 봐도 멋있는 남남커플로 인해 안타까워하는 여성들이 많다고 하니 나름 탄식의 해변으로 바꿔 불러도 될 듯 싶다. 아름다운 해변이 있는 미코노스로 가는 방법은 항공과 페리 등을 이용할 수 있으며 아테네와 산토리니, 사모스 등 주요 도시와 섬들과 잘 연결이 되어 있다.

 ▶ 리틀 베니스에서 바라본 풍차5개

 ▶ 아름다운 미코노스의 풍경

오직 미코노스에서 갈 수 있는 섬, 델로스

미코노스에서 남동쪽으로 불과 수 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델로스 섬은 규모는 작지만 종교적으로나 고고학적으로 그 가치가 매우 뛰어난 곳이었으며 고대 문명의 주요 무역항으로 BC5세기 까지 매우 번성했던 곳이기도 하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제우스의 애인이었던 여신 레토가 출산에 임박해있었으나 헤라의 질투로 출산할 곳을 찾아 헤매던 중 델로스 섬을 찾았고 여기서 태양의 신 아폴론과 수렵의 신 아르테미스를 낳았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 섬을 신성시 여기게 되었고 섬 곳곳에는 신전 터를 비롯해 많은 유적들의 흔적이 남아있다.

 

Photo by Jaesung Lee  

델로스는 BC3000년부터 종교와 상업의 중심지로 번영했으며 BC5세기에는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으나 흑해 지역의 왕인 미트리다테스에 의해 약탈을 당하고 2만명이나 죽는 비극을 경험하기도 했다. 델로스 섬의 유적지는 기본적으로 세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항구 북쪽이 아폴로 성역(Sanctuary of Apollo)으로 신전과 사진에 많이 나오는 사자들의 테라스(Terrace of the Lions)가 있다. 이 사자상들은 BC 4세기경에 낙소스의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성역을 지키는 역할을 했다. 베네치아 인들이 이 석상을 좋아해서 17세기에 석상들 중 하나를 베니스로 실어갔다고 한다. 1926년 이래로 말라버린 성스러운 호수 레토(Leto)는 아폴로가 태어난 곳이다. 박물관은 이 지역 동쪽에 있으며 항구 남쪽이 극장지역으로 델로스 극장 주변으로 개인집들이 지어져 있다. 이 곳의 동쪽, 킨토스 산(Mt. Kynthos)을 향하여 이방신을 위한 신전(Sanctuaries of the Foreign Gods)이 있는데 이 신전에는 사모드라시안 신전(Samothracian Great Gods), 시리아 신의 성소(Sanctuary of the Syrian Gods), 세라피스와 이시스 신전(Seraps & Isis) 등이 있다.

글 이재승
사진 이재승, 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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