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판

마야는 숫자 0의 개념을 발견한 인류 최초의 문명이었다. 정교한 천문학과 건축술이 발달했던 문명으로, 중미의 과테말라와 벨리즈, 온두라스, 멕시코 남부 지역에서 그 흔적이 남아있다. 코판은 마야 문명이 남긴 섬세한 조각상으로 유명한 곳이다. 마야 문명의 초기 모습이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 있는 코판은 1570년 경에 발견되었다.

돌계단에 빼곡하게 적힌 마야인들의 기록

코판 유적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하늘을 향해 뻗어있는 거대한 계단이다. 32미터 높이의 돌계단에는 과거 마야인들의 역사가 빼곡하게 기록되어 있다.
주로 8세기 중엽이 마야를 다스렸던 왕의 일대기가 적혀 있는데 마야 문명이 남긴 문자 자료 중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철기 이전의 시기, 석기만으로 오랜 기간 돌 속에 자신들의 흔적을 남긴 마야인들의 기록은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행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코판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또 다른 ‘제단석 Q’라 불리는 돌이다.
제단석 Q는 8세기 무렵 코판을 지배했던 왕의 모습을 돌의 네 면에 각각 조각해 놓은 유물이다. 제단석의 주인공은 야스 팍(Yaxpac)왕으로, 돌 위에는 `763년 7월 7일'이라는 그의 등극일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목숨을 건 마야인들의 공놀이 볼코트

마야인들은 공놀이를 즐겼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판에서 만날 수 있는 ‘볼코트'는 이러한 마야인들의 습성을 찾아 볼 수 있는 곳이다. 볼코트는 마야인들이 모여 공놀이를 하던 곳인데, 이 곳에서 마야인들은 여러 팀으로 나누어 서로 공을 주고 받았다.
공놀이에서 진 팀의 우두머리는 태양 신에게 바치는 제물로 사용되었는데, 여기서 알 수 있듯이 마야인들에게 공놀이는 놀이라기 보다는 엄격한 종교적 의식 행위였다. 도시 자체가 종교적 의식을 위해 만들어진 코판은 마야인들의 초기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유적지이다. 온두라스를 찾는 여행자들이 코판에 들려야 하는 이유는, 코판에 새겨진 역사의 흔적들 속에서 하나 둘 찾을 수 있다. 또 다른 수 천 년의 시간 동안 과거 문명을 품고 있을 온두라스 코판은 풀리지 않을 인류 문명의 미스터리를 간직하고 있다.

  ▶ 섬세하게 조각되어 있는 코판의 유적

  ▶ 세계적인 유적임에도 코판 유적의 관리는 꽤 허술한 편이다.

글 김우광
사진 김선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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