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리니

과연 산토리니는 우리가 상상하던 아틀란티스인 걸까?

우리에게 익숙한 산토리니란 이름은 사실 그리스에서는 티라(Thira) 라고 더 많이 불리고 있다. 기원 전 1450년 경 분화구가 폭발하면서 섬의 대부분이 가라앉았으며 지금 남아있는 부분이 현재의 산토리니 섬이며 아이러니하게도 깎아지른 절벽에 푸른 지중해 바다경치를 더하게 되고 이국적인 하얀 집과 골목골목은 어느 새 이 섬을 대표하는 모습이 되었다. 이 폭발 때문에 미노스 문명이 파괴되었다고도 하고, 이 섬이 잃어버린 전설의 대륙 아틀란티스의 일부였다는 설도 있는데 어느 것 하나 아직 확실히 밝혀진 것은 없다. 고대 아틀란티스의 전설은 작가, 과학자, 신화연구가들의 상상력에 불을 당겨 왔는데 그들 모두 이 대륙이 발달된 문명을 가지

고 있다가 티라에서 일어난 것과 같은 화산 폭발로 사라졌다고 얘기한다. 이집트 파피루스에도 그런 문명을 파괴해 버린 재난에 대한 기록이 있는데, 여기에는 에게해 보다 훨씬 서쪽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쓰여져 있다고 한다. 기원전 6세기 아테네의 지배자 솔론은 이집트를 방문했다가 그가 태어나기 9000년 전에 파괴된 대륙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었다. 아틀란티스를 믿는 사람들은 그가 숫자상의 착오를 일으켜 900년을 잘못 얘기한 것이라 가정하게 되면 이것은 티라의 폭발과 일치하는 것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플라톤은 아틀란티스의 존재를 굳게 믿었고 이 대륙을 예술과 꽃과 과실이 넘쳐나는 곳이라 생각했는데, 산토리니 섬 남단에서 발굴된 Acrotiri의 프레스코화 가 이 이야기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세계 최고 낙조(落照)의 아름다움을 만나는 곳, 이아마을

산토리니 섬의 북서쪽에 위치한 이아마을은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며 우리가 미디어 매체나 책 또는 엽서 등으로만 보아오던 산토리니의 아름다운 모습이 대부분 이 이아마을을 찍은 사진들이다. 낮에는 푸르른 지중해의 바다를 가슴에 품고 밤에는 노을 지는 붉은 바다를 가슴에 품을 수 있으니 이제 막 서로를 의지하기 시작한 커플이나 허니무너들에게 최고의 장소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이아마을은 산토리니 중심지인 피라에서 버스로 약 30분 정도 소요가 되며 렌터카를 이용해 갈 경우 조금 더 빨리 갈 수 있지만 주차 시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먼저 가서 기다리는게 좋다.

  ▶ 산토리니 이아마을의 모습

Photo by Jaesueng Lee  

산토리니에는 파란 간판의 P자가 있으면 무료로 주차를 할 수 있는 곳이긴 하나 그 만큼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렌터카로 갈 경우 가는 길 중 일부분은 해안 절벽을 따라 가야 하고 구불거리는 길이 많아 무조건 안전 운전이다. 이아마을이 형성된 곳 뒷편 해안가 쪽에는 돌 계단을 이용해 올라 갈 수 있는 길이 두 군데 있으며 이 곳은 말이나 당나귀를 타고 갈 수도 있다. 또한 이 해안가 마을 주변에는 해산물을 판매하는 식당들이 있는데 불에 구워 요리되는 문어를 지나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산토리니로 가는 입구, 피라(Fira)

산토리니로 갈 수 있는 방법은 페리를 이용하는 방법과 비행기를 이용하는 방법 두 가지 이다. 여름 성수기 시즌에는 항공편은 어느 정도 좌석수의 제한이 있어 배를 주로 많이 이용하게 된다. 페리를 타고 도착한 신 항구에는 숙소나 렌터카를 필요로 하는 여행자를 잡으려는 아줌마 아저씨들의 요란한 호객행위가 시작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피라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줄 버스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한다. 이 때 보여지는 아름다운 적갈색의 칼데라와 그 가파른 절벽 위로 꾸불꾸불 올라가는 아찔한 좁은 도로가 눈에 들어온다. 이 큰 버스가 저 좁디 좁은 길을 쉬이 오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먼저 앞서게 된다. 그것도 일방통행길이 아닌 양방향 소통 길이다.

거침없이 내달리는 버스를 타고 절벽위로 오르니 어느 새 걱정은 기우였을 뿐 점점 한눈에 들어오는 지중해의 푸른 바다가 가슴에 차오르고 있다. 버스는 피라 타운의 중심지에 위치한 터미널에 여행자들을 내려주고 이내 여행자들은 자신의 목적지로 뿔뿔이 흩어진다. 해가 지는 피라의 모습은 여느 관광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저녁식사 손님을 맞이하려는 많은 식당들이 여기저기 연기를 뿜고 있고 산토리니를 여행하기 가장 좋은 수단인 스쿠터나 사륜구동 바이크를 빌려주는 업체들이 줄줄 늘어서 있고 종종 렌터카 회사도 눈에 띈다. 굳이 미코노스와 비교를 해보자면 미코노스는 조금 더 사치스럽고 밤 문화가 더 잘 발달된 느낌이 들고 (비교적 젊은 사람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산토리니는 젊은 사람들 뿐 아니라 가족단위의 휴양객들도 많이 보인다.

  ▶ 피라 타운의 어느 한 골목길

Photo by Jaesueng Lee  

글·사진 이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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