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쇼아라
음산한 기운은 마을 입구에서부터 시작된다.
기차역에서 내려 시기쇼아라 역사지구까지는 약 15~20분 정도 걸어서 이동을 해야 한다. 특별한 이정표가 없어도 많은 사람들이 그 쪽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길을 찾는 데에 전혀 어려움은 없고 이 역사지구 자체가 언덕 위에 형성되어 있어 기차역에서도 위치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지도는 딱히 필요 없다. 마을입구에 들어서게 되면 가파르진 않지만 많은 수의 계단이 놓여져 있으며 계단 주변의 낡은 집들은 한 눈에 봐도 족히 수 백 년은 더 되어 보여 고풍스럽다 못해 약간은 오싹한 분위기마저 들게 한다.
또한 이 역사지구에서 유명한 볼거리 중 하나인 웅장한 모습의 시계탑은 마치 오르는 여행자들을 심판이라도 할 듯한 기세로 당당히 서있어 드라큘라 백작을 만나러 가는 길임을 암묵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드라큘라가 된 잔인한 영웅, 블라드 3세
이쯤에서 우리는 어떻게 드라큘라가 탄생되었는지 그 기원에 대해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다. 드라큘라는 루마니아어로 ‘용’이란 뜻의 드라쿨에서 비롯된 말로 블라드 3세의 아버지 블라드 2세가 용의 기사단의 기사로 임명되면서 쓰여지기 시작됐으며 드라큘라란 말은 용의 아들이란 뜻에서 블라드 2세의 아들 블라드 3세를 가리키며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당시 시기쇼아라는 헝가리 왕국과 오스만 제국의 끊임없는 간섭과 침략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였으나 많은 우여곡절 끝에 왕위에 오른 블라드 3세는 흩어진 민심을 수습하고 힘을 모으기 위해 노력했다.
한 방법으로 힘 없는 백성들을 괴롭히거나 부패한 귀족들을 매우 잔인한 방법으로 척결하였으며 다른 제국의 사신들 또한 잔인하게 처형 시켰다. 주로 창을 이용해 몸을 관통시키는 방법을 사용하였는데, 이 때 블라드 3세를 가리키는 또 다른 이름인 블라드 쩨뻬슈로 불리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쩨뻬슈’는 루마니아어로 ‘꼬챙이’란 뜻이며 블라드 3세는 이 때 많은 사람들의 피를 보게 되었고 이런 소문이 유럽 전역에 퍼져있던 흡혈귀 이야기와 연결되면서 아일랜드의 소설가 브램 스토커의 소설에 ‘흡혈귀 드라큘라’가 등장하고 자연스럽게 이 이름이 사람들 사이에 알려지게 되면서 현재까지 이어져 오게 된다. 블라드 3세는 헝가리 왕국과 오스만투르크 제국 사이에 끼인 오늘의 시기쇼아라를 지켜낸 영웅이자 매우 잔인했던 인물로 이러한 시대적 배경과 한 인물의 괴팍함이 오늘날의 드라큘라가 탄생될 수 있었던 게 계기 아닐까 생각해 본다.
흡혈귀 드라큘라는 시민 속으로
드라큘라의 생가를 본다는 들 뜬 기분은 순식간에 잡쳐버린다. 음산하고 무시무시할 것 같은 상상을 먼저 하게 되는 생가는 현재 레스토랑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집 또한 부드러운 겨자색으로 색칠되어 있어 공포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래도 찾아오는 여행자들을 위해 거리 공연을 펼치며 지친 여행자들의 몸과 마음을 달래 주고 마을 초입과는 비교되게 온갖 화려한 색깔로 칠해져 있는 시가지의 모습은 더 이상 드라큘라가 무섭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지만 방문한 여행자들의 마음속엔 최고의 여행지로 오래 기억될 것 이다.
▶ 화려한 색깔의 상점들 |
▶ 시기쇼아라 구시가지 모습 |
읽을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