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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한
페르시아 문명의 걸작
학창시절 세계 지리를 배우며 숱하게 들어왔던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 그 중 한 곳인 유프라테스강과 티크리스강을 기억하는가? 이 두 강을 끼고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발달하였고, 이후 서방에서는 이 지역을 일컬어 페르시아라고 불렀다. 지금으로부터 2,500여
걷고 싶은 거리
에스파한은 천천히 산책하듯 둘러보기 좋은 도시다. 배낭 여행자들을 위한 저렴한 숙소가 밀집해 있는 이맘 후세인 광장 Imam Hossein Sq에서 시작해 에스파한에서 가장 오래된 모스크인 하킴 모스크 Hakim Mosque, 800여년 동안의 이슬람 디자인의 변천사를 볼 수 있는 자메 모스크 Jameh Mosque, 페르시아 사파비 왕조의 회화를 볼 수 있는 알리 모스크의 뾰쪽탑 Minaret of the Mosque of Ali, 옛 프레스코화가 남아있는 중요 순교지 중 한 곳 하룬빌라옛의 무덤 Mausoleum of Harun Vilayet, 복잡한 미로 속의 별천지 보조록 바자르 Barar-e Bozorg, 마지막으로 이맘 스케와 이맘 모스크를 둘러보는 여정은 여행자의 바이블 론리플래닛에서도 추천하는 여정이다.
물론 꼭 이 루트를 따라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각자 자신의 입맛에 맞게 호기심 많고 친절한 사람들 속을, 찬란한 이슬람 문화 속을, 각종 수공예품과 세공품, 예술 작품들이 즐비한 바자르 bazzar를, 계절에 따라 풍요롭게도 삭막하게도 변하는 풍경 속을 누비면 된다. 분위기 좋은 찻집과 광장, 공원 등 도시 곳곳에 있는 쉼터에서 쉬어가면서 천천히 느긋하게…
▶ 에스파한에서 가장 축조술이 뛰어난 다리로 손꼽히는 카주다리 |
▶ 이란의 사원들은 대부분 이렇게 화려한 타일 장식을 이용한다. |
친철한 사람들
이란 어디를 가도 만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란 사람들이다. 이란 사람들은 손님 접대를 잘하는 것으로 아주 유명하다. 카주 다리 끝에 있는 찻집에서 노을을 바라보며 차를 마시고 있을 때, 이맘 광장 잔디밭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축구하고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 누군가가 다가와 나에게 호기심을 표현한다. 이름이 뭐니, 어디서 왔지, 이란이 좋니 등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간 뒤 “우리집에 가서 가족들이랑 같이 저녁먹지 않을래?” 라는 초대가 이어진다. 낯선 여행자를 기꺼이 자신의 집에 초대하는 것이 처음에는 어색하고 혹시 봉변을 당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들의 호의는 단순히 외국인 여행자가 신기해서, 식사를 대접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다. 과거 유목민으로 중앙 아시아 대륙을 떠돌아 다녀야 했던 그들의 유목민적 감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친절하고 호기심 많은 이란인들의 초대는 이란을 여행하며 경험하는 것 중 가장 즐거운 일이기도 하다. 가족과 집을 소중히 여기는 이란사람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서 외식을 즐기지 않는 편이다. 이것이 여행자들에게는 아킬레스 건으로 작용하는데 이 점을 커버하는 것이 바로 이란인들의 진짜 가정식이다. 하루 세끼 샌드위치를 먹으며(그렇지만 이란의 샌드위치는 그것만으로도 맛있긴 하다) 누군가의 초대를 기다리는 것, 우리나라처럼 찰지게 달라붙는 것이 아닌 풀풀 날리는 쌀이라 하더라도 그 하얀 밥알과 잘 구워진 생선, 각종 야채 무침들이 푸짐하게 차려진 식탁을 기다리는 것은 이란 여행의 큰 기쁨이다.
▶ 여행자를 친절한 미소로 맞아주는 사람들
읽을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