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림

중국 윈난성의 수도 쿤밍에서 남쪽으로 120km 떨어진 곳에 세계에서 가장 광활한 카르스트 지형으로 꼽히는 석림이 있다. 해발 2천 미터 높이에 하늘 높이 치솟은 거대한 돌기둥이 만들어 내는 바위 숲은 그림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미로같이 펼쳐진 돌기둥 사이를 거닐다 보면 자연이 빚어낸 기이한 풍광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윈난성(雲南省)은 중국에서 여행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지역 중 하나이다. 윈난성은 중국의 다른 지역에 비하면 문화유적은 그리 많지 않지만 다양한 자연과 순박한 소수민족들이 인상적인 곳이다. 윈난성의 자연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것 중 하나가 석림(石林)이다. 자연이라는 위대한 예술가가 바람과 돌, 물, 그리고 세월을 현상을 이용해 만들어 낸 걸작이 바로 석림이다.

하늘 높이 치솟은
돌기둥이 만들어내는 풍경화

해발 2000m에 위치해 있는 석림은 전형적인 열대 석회암 지형의 특징을 갖고 있다. 토림(土林), 채색사림(彩色沙林)과 더불어 윈난성 3대 숲으로 불리는 석림은 이름 그대로 기기묘묘한 바윗돌이 숲을 이루고 있다. 원래 석림 주변은 2억여 년 전만 해도 깊은 바닷속의 석회암층이었다.

이 석회암층이 약 3천만 년 전, 지각변동으로 융기한 뒤 풍화작용으로 약한 부분이 깎여 나가면서 광활한 바위 숲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석림은 세계 최대의 카르스트 지형 중 하나로 면적이 350㎢에 달한다.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석림은 바위 숲의 규모에 따라 다시 대석림과 소석림으로 나뉘는데, 두 곳을 모두 돌아보려면 꼬박 하루가 걸릴 정도로 규모가 크다. 여행자들은 대부분 쿤밍에서 당일치기로 석림을 다녀가는데 석림 가는 길에 있는 구향 동굴도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구향동굴은 중국에서 3번째로 큰 규모의 종유동으로 동굴 안에 강이 흐를 정도로 거대하다. 기암괴석의 종유석과 석순이 오색조명을 받아 형형색색으로 빛날 때의 모습에 넋을 잃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 윈난성의 3대 숲으로 불리우는 석림 전경

Photo by Sunkyeom Kim  

돌덩어리가 나무기둥처럼 치솟은 대석림

석림 안으로 들어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신비한 자연의 세계로 빠져든다. 멀리서 보면 마치 잘 다듬어 놓은 수석처럼 보이던 돌들이 가까이 다가 갈수록 그 거대한 규모와 각양각색의 모습을 드러낸다. 석림은 그 크기와 위치에 따라 다시 대석림(大石林)과 소석림(小石林), 외석림(外石林)으로 구분되는데, 이 중 대석림이 가장 아름답고 규모도 크다. 대석림의 바위들은 일반적으로 5~10m 정도인데, 간혹 30~40m에 이르는 것도 있다. 대석림의 입구인 석병풍(石屛風)은 여행자들의 발 길을 잡는 곳으로 석림의 처음이자 입구라는 표시로 석림(石林)이라는 글자가 뚜렷하게 새겨져 있다. 석병풍을 지나면 여러 갈래의 길이 나타나며 본격적인 대석림 여행의 시작을 알린다.

미로처럼 이어지는 길을 따라 바위 숲으로 들어가면 거대한 돌기둥 틈에서 사자, 연꽃, 봉황, 코끼리 등 다양한 형태의 바위들이 펼쳐진다. 대석림 여행의 가장 큰 구경거리는 연화봉과 검봉지(劍峰池), 망봉정(望峰亭) 등인데, 특히 망봉정에 오르면 석림 주변의 풍경을 한 눈에 조망할 있어서 언제나 여행자들로 북적거린다. 대석림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소석림은 그 크기가 대석림에 못 미치지만 그 아름다움과 섬세함만은 결코 대석림 못지 않다, 소식림은 대략 1시간 정도면 관람이 가능할 정도로 아기자기하다. 외석림은 대석림이나 소석림과 조금 멀리 떨어져 있어서 전동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데, 그 규모나 풍광이 두 곳에 못 미치니 시간 여유가 없다면 그냥 지나쳐도 될 듯하다.

  ▶ 코끼리 얼굴을 닮은 바위. 석림의 바위들은 다양한 형태의 모습을 하고 있다.              ▶ 석림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 중 하나인 검봉지

석림을 가이드 해주는 귀여운 하니족 아가씨

석림여행의 또 다른 매력은 이곳 주변에 살고 있는 소수민족인 샤니족이다. 이족(彛族)의 한 갈래인 샤니족은 원래 농업에 종사 했으나 석림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최근에는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석림은 개인적으로 돌아볼 수 없고, 반드시 샤니족 여인의 안내를 받아야 한다. 대부분이 20대인 샤니족 아가씨들은 분홍, 연두, 하양, 노랑 등 화사한 색의 전통의상을 입고, 석림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 준다. 뿐만 아니라 관광객의 요청에 따라 사진 모델이 되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석림을 배경으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기도 한다.

  ▶ 석림 내에서 가이드를 하는 샤니족 아가씨들

Photo by Sunkyeom Kim  

글·사진 김선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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