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르페르에 실린 장영복 실장 남극 탐험기-1 [ 연합 르페르 2007-06-22]
작성자 : 장민정      작성일 : 2012/10/08      조회수 :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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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FEATURE]남극여행① 영하 48℃의 극한의 대지, 우리를 기다린다
연합르페르 | 기사입력 2007-06-22 09:59

'남극'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지구상에서 제일 추운 곳, 펭귄의 치열한 생존터, 아문센과 스콧의 극적인 남극 탐험 스토리, 영화 '남극일기'의 살벌한 배경들. 남극의 '극'이라는 단어 때문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와 아주 동떨어진 지구의 땅 같지 않은 현실감 없는 이미지만이 떠오르고 만다. 이렇듯 현실과 멀찍이 떨어져 있었던 남극이, 갑자기 현실로 바뀐 건 우연히 접한 '연간 남극여행자 통계수치'였다. 해마다 미국인 1만 명, 영국인 4천 명, 호주인 3천 명 등이 남극을 여행한다는 것이었다. 그 순간 이 세상의 끝에 위치한 환상의 섬이 바로 내 옆에서 '꿈만 꾸지 말고 빨리 오라'고 손짓했고, 덜컥 '남극점 여행'을 신청했다. 생각보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탐험가가 아닌 여행자로 남극을 접했다는 통계수치가 나를 남극으로 내몰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지금껏 한국인은 두 팀(그것도 일반인이 아닌 전문 산악팀)밖에 없었다. 남극여행에는 크루즈여행과 거친 남극대륙여행(여태까지 남극을 탐험지로 불리게 한 코스의 여행) 등 두 종류가 있다. 처음엔 크루즈여행에 관심이 있었으나 어느 곳에 갇혀 일정 기간을 가는 여행이 체질상 맞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의 여지없이 남극대륙여행으로 눈을 돌렸다. 적어도 출발 일주일 전까지는. 한국에서 구하지도 못하는 희귀한 특수장비들(생애 최고가의 여행준비물들)을 준비하며, 최근 유행하는 어린이용 'OO 살아남기', 'OOO의 남극탐험' 등 만화, 가이드북 등을 통해 남극에 관한 모든 것을 탐독했다.

여행을 떠나기 전 현지에서 보낸 시험지 테스트가 있었다. 체력을 비롯해 몇몇 조건이 필요한데, 그 중 하나는 스키 실력이 뛰어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태어나 한번도 스키를 타 본 적이 없었던 나는 지난해 12월 강원도 스키장 개장과 함께 '죽어라 연습하면 되겠지'하며 테스트 지를 보냈다. 그러나 결국 출발 전 단 한 번의 크로스컨트리 강습을 받고 '무모하게' 떠났다. 남극을 여행한다는 들뜬 마음은 출발일이 다가올수록 '착잡'한 기분으로 바뀌어갔다. 12월 31일 칠레로 출발하는 날, 여태까지 여행의 시작인 공항으로 가는 길은 언제나 즐거운 마음일 줄로만 알았다. 이날 처음으로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새해를 칠레의 푼타아레나스에서 맞았다. 이곳에서 남극여행 첫 번째 교훈 '참고 기다려라'가 시작됐다. 남극 패트리엇 힐 기지에 데려다 줄 비행기를 마냥 기다려야만 했다. 드디어 1월 7일 기상상태가 좋아졌고, 이륙한 지 5시간 만에 남극에 입성할 수 있었다. 다시 이곳에서 4일간 기다리며 크로스컨트리 연습을 하고 오리엔테이션을 받았다. 그리고 다시 경비행기를 타고 5시간 만에 남극점 출발지에 닿았다. 남극이 어마어마한 대륙이라는 것을 느낀 순간이었다. 경비행기가 무사히 안착했다는 안도의 숨도 내쉴 틈 없이 살벌하게만 보이는 끝없는 설원과 고글 없이는 쳐다보지도 말라고 노려보는 태양, 가이드와 동료 여행자 등 6명만 남겨두고 저 멀리 떠나는 비행기를 보았을 때, 현기증이 현실을 느끼게 했다. 하얀 눈을 즐겨야 하는데, 하얀 눈에 먹힐 것 같은 현실. 그 때의 심정은 '인생 최대의 위기 여행이 이제 시작되는구나'라는 멋진 말보다는 그냥 딱 '두려움'이라는 세 글자였다.

깔판엔 공기 매트리스를 세 겹으로 깔아도 바닥에서 올라오는 한기를 느끼며 내일 시작될 남위 90도, 남극점을 향한 여정을 위해 곧장 잠을 청하였다. 그러나 또 다시 기대감보다 먼저 다가오는 공포. 종일 떠 있는 태양 아래서 쉽사리 잠이 오겠는가. 다음날 아침 드디어 시작된 남극점을 향한 여정. 호흡을 내쉴 때마다 입김은 바로 고드름으로 변해 마스크 주변을 장식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TV 속 탐험가들의 모습이 바로 내 모습이 되었다. 추위에 대해서는 단단히 준비해 왔다고 생각했다. 특수내복 세 겹에 방한용 윗도리, 방한용 스웨터, 재킷, 가장 동상이 잘 걸린다는 발에는 2개의 양말 위로 방수용 고무 양말 그리고 이중화를 신고 스키를 신었다. 손에는 장갑 4개, 머리는 방한모자 2개와 재킷 모자까지 뒤집어 썼다. 그러나 체감온도 영하 48℃의 추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매서웠고, 지쳐가는 일행의 짐까지 실은 나의 썰매는 여태까지 내 인생의 무게보다 무거웠다. 작은 스푼조차 무게감이 느껴져 버릴지를 고민했다는 외국 참가자의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 내게도 왔다. 몸이 땀에 젖으면 20배 빨리 추워지므로 최대한 땀을 흘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고, 손가락 끝 동상 방지를 위해 혈액 순환이 잘 되도록 심장보다 팔을 항상 아래 놓아야 한다는 주의사항을 수시로 떠올리며 처음 맞는 극한 추위에 자신을 적응시켜가야 했다. 낮과 밤의 경계가 없는 남극 대륙에서 토막 잠을 자고, 눈을 녹여 마시고, 끓여 먹는 간단한 냉동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배변은 준비해간 비닐봉지에 눈을 파고 보는(참고로 자기의 변 봉지는 짐에 싣고 다녀야 함. 남극 환경보호 차원!) 남극여행의 일상에 점차 적응해 가기 시작했다. 가끔 저 멀리 남극점을 향해 걷고 있는 또 다른 여행자들이 개미처럼 작게 보일 때는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기도 하였다. 그 추위에 수시로 나침반을 꺼내볼 수도 없을 때는 그림자 방향이 안내자의 역할을 했다.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는 순간이다. 하루 9시간 스키 행군으로 몸은 곧 쓰러질 듯 피곤하였지만, 그렇다고 쉬었다 간다는 것이 그렇게 반가운 것만도 아니었다. 걷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는 더욱 추위를 느끼기 때문이다. 평생 처음 느끼는 칼바람 추위와, 고산증, 설맹, 50㎏의 짐썰매, 하루 9시간 스키에 적응해 갈수록 남극점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드디어 남극점이 보였을 때, 해냈다는 성취감보다 안도의 한숨이 앞섰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리라. 아문센과 스콧의 이름이 새겨진 남극점 팻말 아래서, 지인들에게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적은 100여 장의 A4용지를 한 장 한 장 들고 사진을 찍었다. 무엇보다 함께 멋진 꿈을 이룬 전 세계 여행자들과 샴페인을 터뜨린 시간은 여행 인생 20년 그 어느 여행지에서도 느끼지 못한 감동의 시간이었고, 최고의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글ㆍ사진/장영복(신발끈여행사 대표) (대한민국 여행정보의 중심 연합르페르, Yonhap Repere)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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