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14좌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다’의 또 다른 말, 히말라야

네팔, 인도, 파키스탄, 중국, 부탄에 걸쳐 있는 대습곡 산맥인 히말라야는 산악인들의 목숨을 건 도전 대상이 되어왔다. 1950년 프랑스 원정대의 안나푸르나 등정을 시작으로 히말라야에는 각국의 원정대 깃발이 꽂히기 시작했고, 1953년 영국 원정대가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등정 하면서 인류는 더 이상 높이 오를 곳이 없어졌다. 1986년에는 처음으로 히말라야 14좌 최초 완등자 라인홀트 메스너가 나왔고, 현재 그 히말라야 정상을 오른 사람의 수를 세는 것이 의미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오르고 내려왔다.
더 이상 나라를 위해서, 원정대의 명예를 위해서 오를 필요가 없게 되었을 때 라인홀트 메스너는 말했다. “누가 먼저 오르냐 보다 중요한 것은 산을 오르는 방법이다”, “나는 산을 정복하려고 온 것이 아니다. 또 영웅이 되어 돌아가기 위해서도 아니다. 난 두려움을 통해서 이 세계를 새롭게 알고 싶고 느끼고 싶다” 그는 알파인 등반 스타일을 알리며 많은 사람들이 고산을 오르는 이유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게 하였다.

당신은 고산을 왜 오르는가?
무엇을 얻기 위해 무엇을 시도해 보기 위해 오르는가? 히말라야는 지금 이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히말라야 14좌 소개

인도대륙과 유라시아 대륙의 충돌로 인해 생겨났다고 전해지는 히말라야 산맥은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며 지구상 가장 높은 봉우리들을 품고 있다. 이 중 해발 8000가 넘는 14개의 봉우리는 ‘히말라야 14좌’로 분류되며, 인간의 도전과 탐험의 대상이 되어왔다. 최근에는 8000미터가 넘으면서도 주봉과 산줄기가 같다고 해서 제외된 칸첸중가의 서봉 얄룽캉(8505m)과 로체의 위성봉 로체샤르(8,400m) 두 개의 봉우리를 더해 16좌라고 부르기도 한다.

1. 에베레스트 Mt. Everest(8,848m), Nepal/China
에베레스트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이기 때문에 남극, 북극과 함께 제 3의 극으로 일컬어 지는 곳 중 한 곳이다. 위치는 히말라야 산맥의 중앙부, 티벳과 네팔의 국경 사이에 있다. 이 산은 1852년에 처음 발견 된 이후 100년이 지난 1963년 영국 원정대에 의해서 초등 되었다. 에베레스트의 대략적인 지형은 피라미드처럼 생겼다. 에베레스트는 주위에 로체(8,515m), 로체 샬(8,400), 눕체(7,855), 창체(7,550) 등의 많은 위성봉을 거느리며 하나의 산군을 형성하고 있다.

2. K2 Mt. K2(8,611m), Pakistan/China
‘K2’의 이름은 ‘카라코람 제 2호’라는 의미의 측량기호다. K2는 6개의 빙하에 둘러 쌓여 있는 삼각뿔 형태의 완전한 독립봉이다. K2 주위에는 안부 및 연봉이 없어 빙하를 통과하는 기류가 급해 바람이 매우 강한 곳이다. 주능선은 크게 북릉, 북서릉, 서릉, 남릉, 남동릉, 남서릉, 북동릉이다. 1902년 영국, 오스트리아 합동대에 의해 처음 등정되었다.

3. 칸첸중가 Mt. Kangchenjunga(8,586m), Nepal/India
네팔과 시킴의 국경지대에 남북으로 뻗어있는 칸첸중가 산군은 히말라야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이 산군은 주봉을 꼭지로 해서 네 개의 능선이 사방으로 뻗어 있고, 네 개의 능선 사이로 광대한 빙하가 흐르고 있다. 이 거봉은 1905년 영국, 스위스, 이탈이아인으로 구성된 국제대에 의해 처음 등정 되었다.

4. 로체 Mt. Lhotse(8,511m), Nepal/China
로체는 8,000미터가 넘는 뾰족한 3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산으로 에베레스트산의 바로 남쪽에 위치해 있다. 로체 주봉은 에베레스트와 로체 샤르가 연결되어 있다. 로체의 이름은 남쪽을 뜻하는 ‘Lho’와 봉우리를 뜻하는 ‘Tse’의 합성어로 에베레스트의 남봉이라 여겨졌다. 로체 사면은 에베레스트의 루트 대부분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단독 등반 보다는 에베레스트와의 종주등반이 시도되고 있다. 현재 히말라야 고봉의 벽 중에서 가장 등반이 어려운 곳의 하나로 로체 남벽이 꼽힌다.

5. 마칼루 Mt. Makalu(8,463m), Nepal/China
마칼루는 쿰부히말라야의 바룬빙하 속에 우뚝 솟아 있다. 에베레스트로부터 남동방향으로 뻗은 히말라야 산줄기에 위치하였는데, 에베레스트로 착각되어 지기도 하였다. 마칼루 산군은 오랫동안 정치적인 이유로 접근이 불가능했다. 1955년 프랑스 원정대에 의해서 처음 등정되었다. 마칼루 등반루트는 북벽, 동측 칼날능선, 남동벽, 남동 칼날능선, 남서벽, 서면 칼날능선이 있다.

  ▶ 5위봉 마칼루(8463m) 정상, 한왕용대장, 2000년

Photo by Wangyong Han  

6. 초오유 Mt. Cho Oyu(8,203m), Nepal/Tibet
초오유는 네팔과 티베트의 국경지역에 걸쳐있다. 네팔 쪽 남면은 상당한 급경사로 티베트쪽으로 떨어지고, 북면은 비교적 완사면으로 형성되어있다. 초오유는 1952년 에베레스트 남면 정찰대원에 의해서 처음 기록 되었고 1954년 오스트리아 등반대에 의해 북서릉을 통한 초등이 이루어졌다. 8,200m가 넘는 고소임에도 불구하고 산소 보급 없이 등정에 성공한 사실이 후대에 전해지고 있다. 현재 남측인 네팔 쪽에서 2개의 루트가 개척되었고, 티베트 쪽에서는 4개의 루트가 개척되었다.

7. 다울라기리 Mt. Dhaulagiri(8,201m), Nepal
네팔 히말라야의 가장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다울라기리 산군은 안나푸르나 산군의 맞은 편에 위치해 있다. 이 산군은 동쪽의 투크체 피크(6,920m)에서 서쪽의 푸타히운출리(7,426m)까지 40km에 달한다. 주산맥과 파생된 지맥들로 구성되어 있는 이 곳에는 다울라기리 1봉과 2, 3, 4, 5, 6봉이 있다. 다울라기리는 잦은 악천후에 따른 급격한 기후 변화로 악명이 높다.

8. 마나슬루 Mt. Manaslu(8,163m), Nepal
마나슬루는 티벳 국경아래, 네팔 히말라야 중앙에 위치해 있다. 마나슬루 산군은 북봉(7,154m), 29호 봉(7,835m) 추렌 히말(7,371m), 서볼(7,541m)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나슬루 등반루트는 북동릉, 북서릉, 남벽, 동릉이 있다.

9. 낭가파르밧 Mt. Nanga Parbat(8,128m), Pakistan
낭가파르밧은 히말라야 산맥 북서쪽 끝 카시미르(Kashmir)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그 모습은 다섯 개의 큰 빙하 벽이 사다리꼴 모양을 하고 있다. 주변에 높은 봉우리가 없어서 정상 부위는 다른 봉우리 보다 바람과 눈보라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프스에 대한 등산의 열기가 식어가게 되는 19세기 후반 새로운 활로를 찾아 나서게 된 영국의 등산가 머메리(A.F Mummery)가 히말라야 8천미터봉을 도전하면서 이슈를 받기 시작했다.

10. 안나푸르나 Mt. Annapurna(8,092m), Nepal
네팔 중앙에 위치한 안나푸르나 산군은 서쪽의 칼리 간다키(Kaligandaki)강에서 동쪽의 마르산디(Marsiandi)계곡까지 7,000m~8,000m급의 연봉들이 병풍처럼 길게 늘어선 아름다운 경관을 가지고 있다. 네팔이 세계 2차대전 이후 1949년 오랜 쇄국정책 끝에 문호를 개방하였을 때 세계 각국의 원정대가 히말라야로 몰리게 되었다. 그 첫 번째 등정 봉우리가 프랑스 원정대에 의해 정복된 안나푸르나다.

11. 가셔브룸 1봉 Mt. Gasherbrum 1(8,070m), Pakistan/China
가셔브룸 산군은 콩코르디아(Congcordia)에서 남동쪽의 아브룻지 빙하(Abruzzi Glacier)까지 6개의 가셔브룸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동쪽에 1봉이, 북쪽에는 2봉과 3봉이, 서쪽에는 4,5,6,봉이 자리 잡고 있다. 1봉 최초의 정상등정은 1958년 미국 원정대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로 인하여 미국은 8,000m 봉우리를 초등정하는 대열에 끼게 되었다. 1봉과 2봉은 파키스탄과 중국의 소유권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곳이다.

12. 브로드피크 Mt. Broad Peak(8,048m), Pakistan/China
파키스탄과 중국의 국경에 있는 브로드 피크는 K2의 오른편에 있다. K2와 가까운 위치에 솟아있지만 K2가 1902년에 초등 된지 55년이 지나서 초등이 이루어졌다. 브로드피크는 대부분 다른 8,000m 봉우리에 비해 루트를 찾기가 용이해 가셔브롬 2봉과 함께 ‘히말라야 입문용’이라 하여 자신의 능력을 실험하는 실험대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등반이 산소통과, 포터 없이 알파인 스타일로 시도되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13. 가셔브룸 2봉 Mt. Gasherbrum 2 (8,036m), Pakistan/China
가셔브룸 2봉은 가셔브룸 1봉과 브로드피크 사이에 있다. 가셔브룸 산군의 북쪽에 자리 잡고 있는 2봉은 콩코르디아에서 보면 4봉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다. 그 때문에 1956년까지 어떤 원정대도 이 봉우리를 찾지 못했다. 정상부는 예리한 능선으로 된 피라미드형의 봉우리를 형성하고 있다. 8,000m 봉우리 중에서 등반하기 가장 쉬운 봉으로 꼽힌다. 정상 등반루트는 남서릉, 남동릉이 있다.

14. 시샤팡마 Mt. Shisha Pangma(8,028m), Tibet
시샤팡마는 카트만두에서 동북쪽으로 60Km 떨어져 있어 날씨가 쾌청한 날은 카트만두 시내에서 보인다. 시샤팡마는 8,000m급 14좌 봉우리 중 유일하게 중국측에 속해 있어서 원정대가 발을 들여 놓을 수가 없었다. 1964년 중국 등반대가 등정에 성공하면서 히말라야 14좌중 가장 늦게 인간의 등반이 이루어진 산이 되었다. 등반루트는 북동릉, 남서벽, 서릉, 남동릉, 북벽, 남서벽이 있다.

  ▶ 12위봉 브로드피크(8048m) 정상, 한왕용대장, 2003년

Photo by Wangyong Han  

글·사진 한왕용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