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레네 트레킹

유럽 남서부 프랑스와 스페인을 구분 짓는 자연이 만든 국경선 피레네 산군은 유럽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트레킹 여행지 중 하나이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높은 산들, 산 구석구석에 자리한 목가적인 풍경의 시골마을, 그리고 따스한 지중해의 기후를 간직한 이 곳을 걷노라면 왜 이렇듯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지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다.

자연이 만든 국경선 피레네 산맥

프랑스어로는 피레네, 스페인어로는 피리네오스라 불리는 피레네 산맥은 대서양과 지중해 사이에 동서방향으로 약 400km 정도 뻗어 있다. 산맥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어지면서 고도는 조금씩 높아지고, 최고봉은 아네토산(3404m)으로 1842년 프랑케비에가 최초로 등정에 성공하였다.
알프스와 비교하여 웅장함은 조금 부족하지만 피레네는 인상적인 많은 풍경을 품고 있다. 높고 거친 봉우리들은 이베리아 반도와 유럽 대륙을 구분 지으며 이 지방에 독특하고 고유한 문화를 꽃피게 하였으며, 1967년 지정된 피레네 국립공원을 포함하여 희귀한 동식물의 천국으로 그 중요성을 더한다. 피레네 산맥에는 다양한 민족들이 터전을 이루고 있어 각 계곡마다 이들의 개성넘치는 문화를 발견 할 수 있다. 바스크 피레네쪽 산 중에 바스크인이, 지중해 피레네 쪽에는 카탈루냐인이 거주하며 양떼를 몰고 다니며 목축업에 종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피레네 산맥 깊숙이 서울의 삼 분의 이 정도 크기의 작은 왕국 안도라가 자리하고 있다.
전체 국가 수입의 80% 정도가 관광 수입일 정도로 여름에는 트레킹, 겨울에는 스키를 즐기기 위해 많은 이들이 이 곳을 찾고 있다.

격변의 역사를 지닌 프렌치 피레네

프랑스 쪽 피레네 산맥, 안도라 가까이에 위치한 온천의 도시 엑스 레 떼름(Ax-Les-Thermes)은 격변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험준한 피레네 산맥에서 가장 쉬운 고갯길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 오랜 세월 이방인들의 유입이 많았다.
고대 로마인들은 이 지역에 쏟아지는 온천수에 이끌려 이 곳에 터전을 잡았고, 중세 시대에는 이단으로 지목된 그리스도교 종파의 중심 거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대부분의 유적들은 화재로 소실되고, 현재는 로마시대 건설된 화려한 목욕탕에서 그 역사의 흔적을 발견 할 수 있다.

  ▶ 엑스 레 떼름 근교의 프렌치 피레네 산군

Photo by Exodus  

엑스 레 떼름은 툴르즈를 비롯한 프랑스 전역으로 기차가 연결되어 있어 프랑스쪽 피레네를 하이킹하기 위한 거점 도시로 손색이 없다. 당일치기로 근교의 여러 트레킹 코스와 유적지를 방문해 보자. Puymorens 고개(1930m)에 올라 안도라, 프랑스, 그리고 스페인을 아우르는 피레네 산군의 파노라믹한 풍경을 감상하고, 마을주민들을 흑사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지어진 이후로 오늘날 순례장소로 유명해진 St Barthelemy 성당을 둘러볼 수 있다.

유럽 너머에 또 다른 세계가 있다, 스페인 피레네

피레네 산맥은 세상 모든 순례자들이 꿈꾸는 길 ‘카미노 데 산티아고’로 많이 알려져 있다. 프랑스 국경지대 생장에서 시작해 피레네 서쪽 산맥을 넘어 스페인령 론세스바예스를 걸쳐 서북부 갈리시아 지방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장장 800km에 이르는 길이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가 지나는 길을 제외한 나머지 피레네 산군은 아직 그 이름이 덜 알려져 있지만, 숨겨진 보석과도 같은 수많은 트레킹 코스들을 품고 있다. 스페인령의 대표적인 트레킹 지역으로는 유네스코 자연유산 오데사-몬테 페르디도(Odesay Monte Perdito) 국립공원이 있다.
이 지역은 빙하에 깎여 만들어진 계곡과 절벽이 만들어낸 절경과 석회암 지형으로 유명한데, 그 중요성으로 인해 스페인 최초의 보호지역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보통 오데사 국립공원으로 산행을 떠나기 위해 똘라(Torla)마을을 거점으로 삼으며, 에스트레초(Estrecho)와 그라다스 데 수아소(Gradas de Soaso)의 폭포를 따라가는 하이킹 코스가 가장 인기 있다.

  ▶ 피레네 산맥에는 초보자부터 중급자까지 다양한 트레킹 코스들이 형성되어 있다.

Photo by Exodus  

글 정선영
사진 Ex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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