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미엔 트레킹

시미엔산 봉우리들은 오랜 침식활동으로 인해 기묘한 형상을 하고 있다. 평균 해발고도는 1,900m에서 4,000m까지 봉우리의 높낮이가 들쑥날쑥하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아득한 절벽과 기괴한 형상으로 솟은 바위산들, 아찔한 경사의 절벽에서 풀을 뜯고 있는 개코원숭와 아이벡스 무리는 시미엔 트레킹의 매력포인트다.

희귀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된 시미엔 국립공원

시미엔산 국립공원은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로부터는 850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이곳에 사는 희귀야생동물 때문에 1978년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왈리 아이벡스염소를 보호하기 위해 지정되었는데, 1984년부터 1994년까지 이어진 내전으로 인해 개체수가 62마리까지 남았던 적도 있다. 1955년부터 국가적으로 보호운동을 펼치고 있다.
시미엔산은 경관이 뛰어나고 다양한 종류의 야생동물을 볼 수 있어 트레킹 관광지로 인기가 높다. 숙박, 편의시설은 잘 갖추어져 있지 않지만, 대신 야생 그대로의 자연을 즐길 수 있어 더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트레킹 최적 시기는 건기인 12월~3월이다. 다양한 야생화를 보고 싶다면 우기가 끝난 직후여서 가장 푸른 10월에 이곳을 찾는 것이 좋다. 우기인 6월부터 9월은 종종 비가 내리고

안개가 피어 풍경이 가려지고, 길이 진흙구덩이가 되지만 한두 차례 세차게 퍼붓는 비이기 때문에 트레킹은 가능하다. 시미엔 트레킹코스는 저지대의 작은 마을과 보리밭을 지나 가파른 협곡과 경사지의 수직 절벽으로 이어진다. 최고봉은 해발고도 4,620m의 라스다샨봉이다. 3일에서 10일까지 다양하다.

개코원숭이 무리는 트레커들의 재미있는 볼거리

시미엔트레킹은 드바라크(Debark)라는 작은 마을에서부터 시작된다. 드라바크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 만나게 되는 것은 개코원숭(Gelada baboon)이 무리다. 가슴에 분홍색 하트 모양의 털을 가지고 있는 이 원숭이 무리가 초원 위에 모여 잔디를 뽑는 모습은 재미있게 다가올 것이다. 개코원숭이 무리는 앞으로의 일정에서도 계속 모습을 보인다. 드라바크의 고원에 올라서면 푸른 보리밭과 초가지붕의 붉은 흙 집들이 광활한 자연과 함께 보인다. 나지막이 늘어선 마을을 지나면 첫 야영지, 산카베르(Sankaber)가 나타난다. 이곳은 노새와 노새 몰이꾼을 고용해 짐을 싣고 트레킹을 시작 할 수 있는 곳이다.

  ▶ 시미엔 트레킹중 쉽게 볼 수 있는 개코원숭이 무리. 가슴에 분홍색 하트 모양의 털이 특징이다.

Photo by Exodus  

시미엔산 국립공원에는 여행자를 위한 편의시설이 거의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선택은 두 가지다. 가이드와 짐꾼, 요리사를 고용하여 몸을 편하게 하는 대신 많은 비용을 지불하거나, 직접 텐트와 취사도구를 배낭에 넣고 걷거나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혼자 트레킹을 할 수는 없다. 이정표가 없어 방향을 찾기 어렵고, 야생동물의 공격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가이드나 총을 든 스카우트를 고용해야 한다.

화산활동 후 오랜 세월 침식활동이 만들어낸 기묘한 바위 봉우리

시미엔 국립공원은 아찔한 절벽과 다양한 높이로 솟은 봉우리가 보여주는 드라마틱한 경관과 그곳에서 서식하는희귀 동식물로 인해 아프리카에서 손꼽히는 트레킹 지역이다. 시미엔산은 크게 두 가지 지형을 가지고 있다. 동쪽과 남쪽으로는 완만한 평원이 이어지고, 북쪽과 서쪽으로는 들쑥날쑥 솟은 가파른 산 봉우리와 깊은 계곡이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자연경관은 사천만 년 전의 강력한 지진 활동으로 분출된 용암으로 생겨나 오랜 세월에 걸친 침식활동으로 만들어졌다. 기묘한 형상으로 솟구친 바위봉우리, 가파른 절벽, 장대한 골짜기와 깊이를 알 수 없는 협곡이 대표적이다. 최고봉 라스 다쉔(Ras Dashen, 4,543m)은 아프리카에서 네 번째로 높은 산이지만 이곳의 트레킹 코스는 대부분 완만하여 어렵지 않다.

시미엔산은 희귀동물의 보고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에티오피아에만 서식하는 멸종 위기 야생 염소 왈라 아이벡스 수백 마리와 만 여 마리의 개코원숭이(Gela Da Baboon)가 서식한다. 그 외에도 에티오피아 늑대, 시미엔 여우, 자칼을 비롯해 몇몇 에티오피아 고유종 포유류가 살고 있다. 또한,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고산 식물 자이언트 로벨리아(Giant robelia) 등 희귀 식물도 다양하게 서식하고 있다.

  ▶ 화산활동 후 오랜 침식활동으로 생겨난 봉우리

Photo by Exodus  

시미엔 트레킹의 하이라이트는 길이가 500m에 달하는 거대한 진바 폭포(Jinbar Waterfall)다. 화산의 융기로 생겨난 폭포는 현재 웅장한 물줄기를 시원하게 쏟아내고 있다. 안개가 몰려오는 산허리의 절벽 길을 지나 얼음처럼 차가운 시냇물을 건너면 암하라 마을에 들어선다. 밤이 찾아오면 텐트 촌에는 야생동물들이 어슬렁거리기 시작한다.

거대한 자이언트 로벨리아가 듬성듬성 자라는 초지대를 지나면 이멧고고(Imet Gogo)가 나온다. 시미엔산에서 경관이 가장 뺴어난 3,926m의 봉우리다. 능선의 끝에 솟구친 이 봉우리는 삼면이 가파른 절벽이다. 숲 사잇길을 걷고 시냇물을 건너 계속 이어지는 급하지 않은 오르막을 오르면 들쭉날쑥 다양한 높이로 솟은 많은 봉우리들을 볼 수 있다. 이 곳의 장관은 기묘하게 솟은 다양한 봉우리들 때문에 신들의 체스 말이 놓여있다고 표현되기도 한다. 체넥에서 암비코(Ambiko)까지 이어진 길은 쉽지 않지만 기억에 남을 만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양을 치는 아이들의 피리연주 한 자락을 들으며 잠시 쉬기도 하며, 절벽 끝에 앉아 탁 트인 시미엔의 장관을 보며 답답했던 마음들을 털어낼 수 있다.

  ▶ 숲 속 길에서 바라본 시미엔의 아찔한 절벽

  ▶ 소나 캠핑지(Sona campsite)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 트레커들

글 남형윤
사진 Ex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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