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도협&옥룡설산 트레킹
중국 서남부에 위치한 운남성은 연중 따뜻한 기온과 더불어 다양한 소수민족들, 그리고 운치 있는 자연 풍광으로 인해 여행자들에게 최고의 여행지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이다. 그 중 차마고도의 옛 정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호도협과 히말라야의 웅장한 아름다움을 지닌 옥룡설산은 운남성 여행의 백미라 불린다.
깊고 험준한 협곡이 만들어낸 아름다움, 호도협
인도 대륙과 유라시아 대륙의 충돌로 인한 지각운동은 하나의 산을 하바 설산(5396m)과 옥룡 설산(5596m)으로 갈라놓았다. 그 갈라진 틈으로 금사강이 흘러 들면서 거대한 협곡 호도협은 만들어졌으며,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협곡 중 하나인 이 곳을 따라 옛 마방들은 운남 지역에서 생산된 차를 티벳, 미얀마, 베트남, 인도 등지로 운송하였다. 깊고 험준한 협곡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호도협 트레킹은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순박한 산골 마을을 따라 형성된 길을 걷다 보면 발 아래로 비취빛 진사강이 흘러간다. 사냥꾼에 쫓기던 호랑이가 진사강 사이의 바위를 딛고 한 달음에 강을 건넜다는 유래를 가진 호도협은 그 만큼 좁은 협곡을 가졌다. 그 좁은 틈 사이로 흘러 든 물줄기는 보는 이의 마음마저 탁 트이게 할 듯 기운차다. 전체 구간 중 가장 난코스로 알려진 28밴드는 스물여덟 구비로 굽은 길이란 뜻. 꼬불꼬불 가파른 길을 올라 정상에 서면 설산의 웅장한 모습이 드러난다. 겹겹이 쌓인 협곡와 힘차게 흘러가는 진사강, 그리고 이 모두를 내려다보며 서있는 거대한 설산이 조화로운 풍경을 만들어내는 곳이 바로 호도협 트레킹이다.
은색 용이 춤추는 성산, 옥룡설산
산에 쌓인 눈이 마치 한 마리의 은빛 용이 누워 있는 모습과 유사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옥룡설산은 히말라야 산맥의 일부로 샹그릴라에서 여강까지 길게 뻗어있다. 해발 5595m로 중국 남단의 산 중 가장 높이 솟은 옥룡설산은 그러나 중국의 소수민족 중 하나인 나시족들이 성산으로 추앙하는 곳으로 정상으로의 등반은 금지되어 있다. 옥룡설산 트레킹은 전죽림까지는 말로 이동하고 이후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지점 대협곡(5100m)까지 트레킹 하게 된다.
멈춰버린 시간 속으로 ‘동양의 베니스’ 여강
800여 년 역사의 고즈넉함을 풍기며 옹기 종기 모여 있는 전통 가옥과 마을 사이 사이로 흐르는 맑은 수로, 그리고 따뜻하고 인정 많은 나시족. 중국 대륙 깊숙이 숨겨져 있던 여강 고성은 처음 이 곳을 방문한 몇 몇 여행자들에 의해 입소문으로 전해 지다가 이제는 넘쳐나는 여행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밤이면 상점마다 내건 붉은 등불로 그야말로 불야성을 이루는 등 처음의 한적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는 퇴색됐지만 여강은 여전히 매력적인 곳이다. 여강의 진짜 매력을 느껴보고 싶다면 새벽녘 골목길로 나서보자. 지난 밤의 번잡함은 모습을 감추고 하루를 시작하는 나시족의 발 걸음만이 머무는 조용한 골목길에 서면 마치 시간여행을 온 듯한 알싸한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나시어로 ‘진사강이 머리를 돌리는 곳’이란 뜻을 지닌 여강은 한때 차마고도의 중심지로 이 곳에서 무역과 상업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특히 ‘동양의 베니스’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경관과 오랜 역사로 인해 성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애니매이션계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티브가 된 곳으로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