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라 사막 트레킹

작열하는 태양, 모래언덕, 회오리바람으로 가득한 이 곳에서 흙투성이 담요를 덮는다. 새벽, 텐트 밖에는 달빛이 모래알갱이에 반사된다. 끝이 보이지 않은 모래 언덕 위에서 철저하게 외로운 생명이 되어보고, 텐트에서 이 순간을 함께하는 동료들과 축제를 만든다. 목이 타 들어 갈 때쯤 마시는 물 한 모금처럼 이 모든 것이 삶을 특별하게 할 것이다.

죽음의 땅과 도전의 땅

사하라 사막은 지구상에서 남극 다음으로 넓은 사막이다. 사하라 사막은 아프리카 북부 전역에 940㎢에 달하는 넓이를 차지하고 있다. 북 아프리카의 서쪽 끝 모로코에서 동쪽 끝 이집트까지 모든 땅이 사하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사하라’는 아랍어로 사막을 뜻한다. 세계에서 가장 건조도가 높은 사하라의 낮은 내내 목이 탈만큼 뜨겁다. 하지만 밤이 되면 전혀 다른 세상으로 변한다. 싸늘한 바람이 불며 밤 하늘에는 별이 가득하고 희미하게 펼쳐진 은하수도 볼 수 있다. 달빛에 반사되는 눈부신 모래 알갱이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장관을 보여 줄 것이다.

사람이 살기 힘든 사하라에서 만들어지는 삶의 이야기는 특별하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사막을 죽음의 땅으로 여겨 유배지로 삼아왔다. 이집트에서 추방된 사람들의 이야기는 참으로 가혹했을 것이다. 그랬던 사하라는 현재 많은 도전의 대상지가 되었다.
시각장애자가 사막 마라톤을 통해 장애를 극복해내는 감동의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포뮬러 스피드 경주 선수들이 벌이는 치열한 경쟁의 이야기는 삶을 활기를 일깨워 주고 있다. 그리고 이 곳을 트레킹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특별한 이야기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사막이라고 다 똑 같은 사막이 아니다.

사막은 모두 덥고, 노란 모래가루만 흩날리는 똑 같은 모습을 하고 있을 것 같지만, 생각보다 다양한 생태를 가지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은 황금빛 모래사구 물결의 상징 사하라 이외에도 얼음같이 살을 에는 듯 찬 고비사막과 붉은 모래 위로 열기가 이글거리는 호주 아웃백 등 세계에는 다양한 사막이 존재한다. 사전을 찾아 보면 ‘사막’은 강수량이 적어서 식생이 보이지 않거나 적고, 인간의 활동도 제약되는 지역을 가리켜 쓰는 말로 표현한다. 사막은 다양하게 열대 사막, 해안 사막, 내륙 사막, 한랭지 사막으로 나뉜다.
남극도 사막에 속한다는 것에 놀랄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하라는 비와 바람에 의해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끝없이 펼쳐진 사하라 사구, 바람의 방향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는 것이 바다 물결을 닮았다.

Photo by Exodus  

사막이 모두다 같아 보이지만 다 같은 사막은 없다. 모로코의 Erg Chebbi와 이집트의 White Desert 같이 다양한 물질로 모래사막은 존재한다. 사하라의 중심에서는 로마가 남긴 유물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리비아, 알제리, 튀니지의 사하라에서도 볼 수 있다.
론리플래닛에서는 트레커들에게 사하라 이외에 세 곳의 사막을 더 경험해 볼 것을 추천한다. 첫째는 나미비아에 있는 Namib Desert로 서아프리카 해안을 따라 1,600km로 뻗어 있다. 둘째로는 세계에서 5번째로 크며 히말라야 때문에 강수량이 적은 몽골의 Gobi Desert다. 마지막으로는 남미대륙에서 가장 건조한 칠레의 Atacama Desert다.

지구에서 가장 더운 곳, 그 이름 사하라

사하라는 지구에서 가장 더운 곳이다. 6월에서 8월까지 여름 온도는 50℃까지 올라간다.
하지만 물 한 방울을 찾기 어렵다. 가끔 예상 밖의 폭우를 맞을 때도 있지만 대개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다. 강우가 극히 불규칙하여 1일간 약 300mm의 강수량을 보이는 곳이 있는가 하면, 어떤 곳은 4년간에 걸쳐 한 방울의 비도 내리지 않는 곳도 있다.
1월부터 3월까지 겨울에 사하라를 찾는다면 영하로 급격하게 떨어지는 밤 공기에 대비해야 한다. 낮과 밤의 기온 차가 극심하여 주간에는 40∼50℃까지 상승했던 기온이 야간에는 20℃ 이하로 내려가는 곳도 많다. 이와 같은 건조지대 기후의 특징 중 하나인 기온의 변화는 암석의 붕괴를 빠르게 하여 모래의 공급원이 된다. 그리고 사막 트레킹에서 한 가지 더 주의해야 할 것은 계절풍으로 불어오는 사나운 모래폭풍이다. 트레킹하기 가장 좋은 달은 9월에서 2월 사이다.

사하라 트레킹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

사하라는 생명이 살아가기 어려운 땅이다. 모든 것이 낮에는 이글거리고 밤에는 식어버리는 모래뿐이다. 하지만 이 불모의 땅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생명을 볼 때면 야생의 생명력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오아시스 주변에 피어난 초목, 야자수, 그리고 붉은 모래 사구 위를 재빠르게 숨어 다니는 아프리카여우, 날아다니는 메뚜기 떼 등이 사하라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덥고, 가장 건조한 이 곳에서는 사람이 살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이 곳을 찾는 트레커들에게 물은 필수다.

트레킹 코스에 따라서 초목이 자라는 오아시스를 지난다. 오아시스는 척박한 환경에서 생물이 살아가게 한다. 사하라를 찾는 트레커들에게도 오아시스는 생명과도 같은 의미를 갖는다. 머리 위에 달리 잘 익은 야자수 열매는 카라반에게 좋은 식량이 되기도 한다. 사하라의 오아시스는 깊은 지하수를 통해 물이 공급되는데, 지하수는 겨울에 사하라의 산에 내린 눈이 봄에 녹아 모여 만들어진다. 이렇게 유목생활이 어떤 것인지 잠깐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 점심식사를 준비 해주는 요리사

  ▶ 캠프사이트의 모닥불 앞에서 듣는 전통악기 연주

사하라 트레킹은 평생 잊지 못할 시간을 남겨줄 것이다. 바람 소리와 낙타가 내는 발자국 소리 이외에는 어느 생명의 소리도 들을 수 없다. 바람에 휘날리는 붉은 모래알갱이와 아무런 소리 없이 걷는 낙타 말고는 어느 생명의 흔적도 찾을 수 없다. 그렇게 철저하게 세상에 자신만 존재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밤이 되면 캠프사이트에서 모닥불을 피워 놓고 둘러 앉아 튀니지 전통음악을 들을 수 있다.

  ▶ 사하라 트레킹에 함께할 낙타와 낙타몰이꾼

Photo by Exodus  

글 남형윤
사진 Ex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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