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스 트레일 트레킹

모로코 중앙에서 장대하게 솟은 아틀라스 산맥은 모로코 토속 민족 베르베르족의 삶의 터전이다. 사람이 살 수 없을 것 같은 붉은 모래가 날리는 척박한 땅에서 그들은 옛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북 아프리카의 거대한 산맥, 아틀라스 산맥은 이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아프리카 대륙 최장 산맥, 아틀라스 산맥(2,400km)

아틀라스 산맥(Atlas Mountains)은 아프리카 북서부(모로코, 알제리, 튀니지)에 걸쳐있는 대 습곡 산맥으로, 길이는 약 2,400km이며 동서로 뻗어 있다. 가장 높은 산은 투브칼 산(Toubkal, 4,167m)으로 모로코 중부 산악지대에 있다.
모로코의 아틀라스 산맥은 지중해 지역의 해안평야와 사하라의 황야를 가르는 3개의 산맥이 대각선으로 길게 뻗어 있고 해발 4,000m에 달하는 봉우리도 많다. 눈이 덮여 있는 이들 봉우리에서는 빙식작용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아틀라스 산맥은 평원과 고원들이 모여 있는 지역을 감싼 타원형의 모양을 하고 있다.
지질학상 북부 아틀라스(아아틀라스텔리앵)는 유럽의 알프스 산맥과 연관이 있는 유년기 습곡산맥이며, 남부 아틀라스(아틀라스사하리앵)는 아프리카 대륙의 넓고 오래된 고원으로 각각 뚜렷이 구분된다. 사람들은 ‘모로코’하면 사하라의 황금 빛 모래 사구를 쉽게 떠올리는 반면 하얀 눈에 덥힌 거대한 산맥을 잘 생각하지 못한다.

아틀라스의 붉은 모래 요새를 지나는 길

아틀라스 산으로 향하는 길, 해발고도 2,260m로 모로코에서 가장 높은 곳에 지어진 길은 지그재그로 이어져 있다.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길 티지앤티카(Tizi’n Tichaka pass, 2,260m)를 넘어가면 하이 아틀라스 산 속 깊은 곳에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무너져 내린 붉은 모래 성 ‘Kasbah Telouet’ 요새를 볼 수 있다. 15세기 후기까지 Glaoui 족의 중심 요새로 여겨졌던 이 요새는 아틀라스 산맥을 따라 모로코뿐만 아니라 유럽까지 영향을 미치는데 이용되었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몰락했고 요새만 덩그러니 남았다. 현재 오래된 유적을 보호하고자 방문객을 안으로 들여 보내지 않기 때문에 겉모습을 통해서만 그들의 역사를 상상해 볼 수 있다.

  ▶ 아틀라스 트레킹 입구에는 푸른 초원과 당나귀를 볼 수 있다.     ▶ 아틀라스 산 능선 아래로 베르베르족의 진흙가옥이 보인다.

아틀라스 트레일은 Tizi’n’Ourghsan을 지나 바위 봉우리까지 오르고 다시 Ouarikt 강을 지나 계곡까지 내려가는 등 능선과 계곡을 오르고 내리는 것을 반복하며 길을 걷는다. 계단식 밭을 지나 목초지를 걷고 있으면 곧 Ouarikt의 멋진 계곡에 베르베르족의 진흙 집이 나타난다. 뒤로 보이는 아틀라스 산맥의 하얀 봉우리와 함께 멋진 경관을 보여준다. 다시 오르막 길을 걸어 Mt. n’Oughlagal(2,600m)에 올라 눈에 덥힌 아틀라스 산맥을 바라본 후 다시 계곡으로 내려온다. 계곡을 걸으면 척박한 땅에서 상상할 수 없었던 아름다운 Tamda 호수를 볼 수 있다. Jebel Anghomar와 Jebel Tamda 봉우리 사이로 흐르는 이 강은 대략 1킬로미터 정도의 길게 흐르고 있다. 이와 같은 트레일은 하루에 6시간 정도를 걸으며, 모두 3일이 걸린다.

기후는 크게 우기와 건기로 구분되며, 지역별로 특성이 있다. 우기는 11월~4월로 평균 15℃의 온난 다습한 기후를, 건기는 5월~10월로 평균 28℃의 고온 건조한 기후를 보인다. 가장 더운 달은 8월로 최저기온 18℃에서 최고기온 35℃까지 올라가며 가장 추운 달 1월은 최저기온 8℃에서 최고기온 17℃까지 올라간다.

순수 모로코 토족민족 베르베르족의 삶을 엿보다.

모로코 산지는 붉은 흙으로 만든 전통가옥이 유명하다. 이 곳의 푸른 하늘과 붉은 모래는 색의 대비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하얀 눈으로 덥힌 봉우리는 중간에 뚜렷한 선을 긋는다. 아틀라스 산맥의 전통가옥은 중동과 사하라 사막과 관련된 영화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 ‘글래디 에디터’, ‘미이라’, ‘스타워즈’에서 자주 보여졌다. 앞의 영화 제목을 통해 알아 낼 수 있듯, 21c 현재 전혀 사람이 살지 않을 것 같은 곳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실제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어떨까? 어떤 생각이 들까?

  ▶ 아틀라스 산맥 아래에 붉은 진흙으로 집을 짓고 살아가는 베르베르 족

Photo by Exodus  

트레킹 기점인 초록평원 위 Tijhza 마을은 산의 풍경 속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있다. 이 곳에서는 아랍인과 섞이지 않은 순수한 모로코 토족인 베르베르족(Berber)의 생활상을 그대로 볼 수 있다. 베르베르족은 진흙과 바위로 집을 짓고 그들만의 조상대대로의 생활 방식을 이어가고 있다. 베르베르족은 원래 모로코와 이집트에 걸친 북 아프리카에 기원전부터 정착해온 유목민족인데, 7세기경 이슬람교도인 아랍인들의 침략으로 아틀라스 산맥 속으로 옮겨 왔다고 한다. 그렇게 자신들의 문화와 언어를 지켜온 민족이다.
지금도 아틀라스산맥에서 목축과 밀, 옥수수 등 계단식 밭농사를 주 업으로 삼으며 살아가고 있다. 트레킹을 시작하기 전에는 당나귀에게 짐을 실어 보낼 수도 있다. 트레킹 초입은 편안한 길을 걷게 된다. 푸른 나무와 졸졸 흐르는 냇물은 곧 붉은 모래와 붉은 바위, 초록풀이 듬성듬성 보이는 황량한 길로 바뀐다. 초록색 풀이 보이지 않은 곳은 마치 달 표면을 걷는 기분이 들게 한다.

아틀라스로 통하는 도시 마라케쉬

마라케쉬에 도착하면 야자수 사이로 하얀 눈을 덮은 하이 아틀라스 산맥이 보인다. 잘 닦여진 차도 옆에는 사람을 태우기 위해 대기 중인 낙타가 보이고 붉은색 주택지가 보인다. 대부분의 건축물이나 유물들은 11세기 후반 알 모라비드 왕조 때부터 만들어져 왔다.

현재 마라케쉬는 관광객들에게나 현지사람들에게나 즐거운 도시다. 제마 엘프나 광장(Place Jamaa al-Fna)은 "메디나의 고동치는 심장" 또는 "축제의 광장"이라고도 불린다. 이곳은 마라케쉬의 중심인 동시에 꼭 거쳐야 할 관광 코스로 종일 인파로 붐비며, 뱀 부리는 사람, 줄타기를 하는 곡예사, 민속무용단, 짐승 부리는 사람 등이 모여들어 여기저기서 제각기 장기를 보여주고, 한쪽에서는 포장마차와 노점들도 있다. 과거 이곳에서 죄인을 처형하고 효수한 데서 유래되어 ‘사자의 광장’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리고 마라케쉬는 무슬림의 중심이기도 하다. 시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쿠투비아 모스크 탑은 마라케쉬의 상징이자 중심으로 무슬림을 믿는 사람들에게 기도의 성지로 여겨지고 있다. 마라케쉬의 7, 8월의 여름 평균기온은 38℃ 이상으로 고온 건조하고, 겨울은 저온으로 사막성 기후를 잘 보여주고 있다.

  ▶ 마라케시의 상징 모스크(Koutoubia Mosque), 무슬림의 기도 건물이다.     ▶ 마라케쉬 시장에서 올리브를 파는 상인

글 남형윤
사진 Ex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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