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블랑 정상등반(4,810m)

파란 하늘과 하얀 눈의 선명한 대비, 상쾌한 공기, 눈부신 풍광…. 몽블랑(4810m)은 언제나 그렇듯이 신비로운 자태를 뽐내며 본능을 자극한다. 근대 등반의 역사가 시작된 몽블랑은 알피니스트들에게는 성지와 같은 곳으로 사람들을 홀리는 묘한 매력이 있다. 몽블랑은 그 동안 산악인들의 영역으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일반인도 사전 설상훈련과 등반가이드의 지도아래 그 정상에 올라설 수 있다.

알피니즘의 역사가 시작된 몽블랑 정상을 향한 도전!

1786년 미셸 가브리엘 파카르와 자크 발마가 알프스 최고봉인 몽블랑(4810m)을 등정하였다. 그 전까지 산은 그저 동경의 대상이었을 뿐, 탐험과 도전의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파카르와 발마의 등정 이후, 산은 이제 동경과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도전과 모험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몽블랑은 근대적인 알피니즘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자 산악 문화가 생성된 곳이라 할 수 있다. 파카르와 발마가 몽블랑을 오른 이후, 몽블랑을 오르는 거점 도시인 샤모니에는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과 산악인들이 찾고 있다. 샤모니 시내 한복판에는 몽블랑 정상을 바라보는 파카르와 발마의 동상이 있고, 프랑스 산악운동의 모체인 프랑스 국립등산 스키학교인 엔사(ENSA)가 위치해 있다.

과거에 비해 장비가 좋아지고 등반 기술 또한 발전하였으나 몽블랑 정상을 오르는 것은 전문 산악인이 아닌 일반인에게는 여전히 힘든 일이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사전 설상 및 장비 훈련을 마치고 전문등반 가이드와 함께라면 결코 불가능한 꿈만은 아니다. 산을 즐기는 이라면, 파카르와 자크가 그랬듯이 몽블랑 정상 등반에 도전해 보도록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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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등반의 시작은 상금 때문이었다?

1760년 스위스의 과학자 소쉬르는 몽블랑을 자세히 관찰하고자 정상을 향한 등반로를 찾는 사람에게 상금을 주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26년 동안 등정자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장비나 지도는 물론 기상 관측도 불가능한 시대에 만년설로 뒤덮인 고봉의 정상에 오른다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 샤모니 시내에 세워진 소쉬르와 발마의 동상

Photo by Wooro Yoon  

그러다 마침내 1786년 의사인 미셸 파카르와 수정채취꾼 자크 발마가 정상 등반에 성공했다. 미지의 세계를 향한 도전적인 탐험으로 인해 두 사람은 상금과 함께 순수 근대 등반의 시작을 알린 인물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었다. 하지만 이들의 기념비적 사건은 이후 발마가 자신이 먼저 정상에 올랐으며, 파카르의 경우 자신이 정상으로 끌어올려 등정이 가능했다고 주장하며 혼탁해지기 시작했다. 결국 몽블랑 초등 논쟁은 발마만의 성공으로 여겨져 샤모니 시내에는 파카르는 제외된 채 소쉬르와 발마의 동상만이 세워진다.

파카르의 등정 의혹을 둘러싼 150년 간의 논쟁은 영국 산악인 프레시필드에 의해 끝나게 된다. 그는 소쉬르의 증손자가 보관해 온 자료를 찾아냈는데, 여기에 파카르가 발마의 도움 없이 정상에 올랐으며, 그가 발마보다 먼저 올랐다는 것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었다. 1786년 몽블랑 초등 이후, 18세기 중반부터 영국의 등반가들이 알프스의 고봉에 도전하면서 알프스 등반의 황금 시대가 열렸다. 등반을 뜻하는 알피니즘(Alpinism)의 어원이 알프스에서 유래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변변한 장비 하나 없이 시작된 등반의 역사는 이후 여러 장비가 생겨나고, 오직 정상에 오르는 것만을 목적으로 삼았던 등정주의에서 더 험난하지만 모험적인 등반을 시도하는 등로주의로 추구하는 이념도 변화를 거듭하며 도전의 역사를 계속 쓰고 있다.

 ▶떼떼산장에서 구테산장까지는 낙석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너덜지대로 주의하며 등반해야 한다.

 ▶정상 등반을 위한 베이스캠프 구테 산장으로 향하는 길

칼날 능선을 지나 몽블랑 정상을 향해

정상 등반을 위한 루트는 크게 노말(Normal) 루트와 트레버스(Traverse) 루트로 나뉜다. 이 중 가장 안전한 루트로 손꼽히는 노멀루트는 그래서 시즌인 6월부터 9월까지 많은 산악인들의 발 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등반루트이다. 정상 등정은 최소 이틀을 필요로 하며, 해발 고도 2372m에 위치한 니데글까지 산악기차로 이동 후 본격적인 등반이 시작된다. 니데글에서 떼떼 루세 산장(3167m)을 지나서 북서면에 위치한 구테산장(3167m)까지 등반하는 것으로 첫째 날 일정은 마무리된다.
시즌 중에는 한정된 수용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게 되므로, 산장의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른 예약은 필수이다.

다음 날 새벽 일찍 매서운 바람에 맞서 날카로운 칼날 능선을 통과하게 되며 정상에 이르면 어느새 어둠은 걷히고 등반 성공을 축하하는 듯 강렬하게 비치는 태양이 사람들을 맞이한다.

 ▶ 몽블랑 정상에서 선 트레커들

Photo by Wooro Yoon  

성공을 위한 팁!

몽블랑 정상 등반은 기술적으로 높은 난이도를 요구로 하지는 않지만 등반 장비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경험은 필수이다. 또한 3500m 이상에서 희박해 지는 공기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사전 고소 적응 훈련이 동반되어야 한다.
정상 등정 시작 전 이틀 동안 이를 위한 훈련을 받게 되며, 빙벽 등반 시 로프&피켈 사용방법, 아이젠 착용법 등 꼭 필요한 기술들을 익히게 된다. 해발고도 3800m 이상에서 진행되는 훈련을 통해 고소 적응에도 더욱 유리해 진다.

글 정선영
사진 한왕용, 윤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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