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옹
<어린 왕자>의 저자 생텍쥐베리의 고향으로 잘 알려진 리옹은 프랑스 남동부 론알프 주에 위치해 있다. 인구 44만의 거대한 도시 리옹은, 외곽 지역까지 합하면 2백만 인구가 살고 있는 파리 다음으로 큰 프랑스 제2의 도시이다. 2천년 전 로마인에 의해 세워져 지난 500년간 상업, 공업, 금융의 중심지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리옹에는 론(Rhone)강과 손(Saone)강이 관통하여 흐르고 있는데, 길게 늘어진 강가는 파리의 세느강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반 고흐의 그림에도 등장하는 론 강은 강변을 따라 연인과 산책을 하기에도, 친구와 운동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리옹은 문화유적의 도시이지만, 막상 리옹에서 만나게 되는 진짜 리옹의 모습은 세련되고 시크하기 그지없다. 세계유산이라 해서 구닥다리 건물과 벽돌 길만 상상하지 마시길. 이 곳엔 장 누벨의 시크한 옷을 입은 오페라하우스부터 유명인들의 프레스코화가 그려진 리옹 프레스코화까지… 며칠을 머무르며 둘러 보기에 전혀 아깝지 않은 곳이다.
로마를 만나고, 프랑스를 느끼다, 푸르비에르 언덕
손가락 인형 ‘기뇰(Guignol)’의 탄생지
베트남에서 수상인형극을 안보고, 베이징에서 경극을 안보고 오면 섭섭하듯이 리옹을 방문한다면 꼭 봐야 할 것이 바로 기뇰 인형극이다. 기뇰은 끈이 아닌 손으로 조종하는 인형 또는 인형이 등장하는 인형극으로 리옹 출신의 인형 제조업자 로랑 무르게가 최초로 고안하여 세계적으로 널리 퍼지게 되었다. 그만큼 리옹의 손가락 인형극 기뇰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재미난 눈요기거리 중의 하나이다. 섬세한 손가락의 향연이 만들어내는 기뇰 인형극은 라 메종드 기뇰(La Maison de Guignol)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 이 곳에서 실물 인형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라 콩파니에 다니엘 스트레블(La Compagnie Daniel Streble)에서는 매주 수요일, 토요일, 일요일 오후 3시 30분에 인형극을 볼 수 있으니 리옹에 방문하기 전에 미리 계획을 하고 가면 좋다.
보고, 느끼고, 즐기자! 리옹의 빛 축제(Fete des lumieres)
프랑스는 각 도시에서 1년 내내 다양한 축제로 볼거리가 풍성하다. 그 중에서도 겨울에 열리는 리옹의 빛 축제는 리옹을 대표하는 축제이자, 겨울에 유럽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 이 축제는 성모 마리아에게 페스트로부터 리옹을 지켜줘서 고맙다는 의미로 시작된 축제로, 축제 기간 동안 도로 변들의 모든 집들은 창가에 등을 설치해 더욱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푸르비에르 언덕을 비롯해 도시내 광장과 주요 건물들은 형형색색의 멋진 조명으로 장식된다. 로맨틱한 중세시대의 건물과 화려한 빛이 이루어내는 조화는 환상 그 자체이니, 12월8일에 시작되는 이 축제를 보고 즐기고 느끼러 리옹 여행 계획을 세워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