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가

스페인에서 두 번째로 넓은 면적과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지역인 안달루시아, 그런 안달루시아를 대표하는 해안인 코스타 델 솔Costa del sol. 작렬하는 태양과 에머랄드 빛의 지중해가 만나 환상의 휴양지를 만들어내는 이곳에는 이름만 들어도 감탄사가 절로 나올 만큼 환상적인 휴양을 즐길 수 있는 마을들이 많다. 그런 코스타 델 솔의 관문지인 말라가는 스페인에서 최남단에 위치한데다가 지중해를 끼고 있는 도시여서 연중 기후가 좋다. 안달루시아에서는 세비야 다음으로 큰 휴양 도시이기 때문에 매년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이슬람문화가 강하게 남아있는
알카사바ALCAZABA와 히브랄파로 성

이슬람 색채가 그 어떤 안달루시아 지역이 비해 강하게 남아있는 말라가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이슬람 양식이 남아있는 거리의 바닥 장식들과 고풍스러운 옛거리이다. 이런 말라가에는 모로코 사람들에 의해 건설된 알카사바ALCAZABA 가 있다. 알카사바는 는 11세기에 알모아데 왕조가 건립하여 이슬람 궁전 겸 요새로 쓰였다.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과 마찬가지로 물과 정원을 중시하는 이슬람 문화답게 이곳에서 역시 물이 흐르는 고요하고 아름다운 정원을 엿볼 수 있다. 알카사바를 방어하기 위해 14세기에 건설된 히브랄파로 성벽 역시 이슬람 색채가 강하게 남아있으며, ‘산에 있는 등대’ 라는 뜻을 갖고 있다. 꼬불꼬불한 산책로를 걸어 올라가면 말라가의 시내는 물론 멀리 지중해까지 볼 수 있어 많은 여행자들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전망대로 이용하고 있다.

 

Photo by Sunkyum Kim  

특유의 위엄과 포근함이 있는 말라가 대성당

말라가 대성당은 16세기 초반 카톨릭왕의 명령으로 이슬람 사원이 있던 터에 건축되기 시작했다. 원래 계획에 의하면 두 개의 첨탑이 있어야 하는데, 18세기 후반 자금 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되면서 초기 설계와는 다르게 하나의 첨탑만 세워졌다. 말라가 대성당의 크기는 말라가 구시가지 어디에서나 바로 보일 정도로 크며, 내부는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으로 장식되어 있다. 지금도 말라가 대성당은 미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운이 좋다면 미사를 드리는 경건한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Photo by Sunkyum Kim  

스페인 천재 화가 피카소 미술관

20세기를 대표하는 화가라 칭해도 가히 부끄럽지 않은 스페인의 천재 화가 파블로 피카소는 말라가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때 말라가를 떠나 죽을 때까지 말라가에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2003년 개장한 그의 미술관과 그의 생가만으로도 많은 여행자들을 불러모으기에는 부족하지 않다. 피카소 미술관의 약 150여점의 작품들은 그의 유족들이 기증한 것을 중심으로 유화와 조각, 데생등이 연대별로 전시되어 있다.

지중해 묘한 매력 미하스MIJAS와
협곡위에 세워진 무시무시한 마을 론다RONDA

푸른 빛의 지중해에 가장 어울리는 색은 하얀색이 아닐까, 그래서 지중해를 끼고 있는 대부분의 마을은 모두 하얀색이다. 파란 하늘과 하얀 벽으로 가득한 이곳의 골목골목의 아기자기한 집들과 가게들에 빠져 걷다 보면 마치 동화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갖게끔 만든다.

말라가에서 두 시간 반정도 떨어져 있는 론다는 안달루시아에서 가장 아름답고 역사적인 장소 중 하나로 코스타 델 솔의 다른 도시들과는 정반대의 분위기를 갖고 있다. 마치 두 팔을 벌리고 있는 듯한 모습의 누에보 다리Puento Nuevo 는 론다의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며, 이 위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는 가히 환상적이라 할 수 있다. 본래 론다는 투우의 본거지로 유명하며, 투우 애호가들에게는 성지와 같은 곳이다. 스페인에서 가장 오래된 투우장 중 한 곳이지만 시골 투우장 같은 포근함을 갖고 있는 이 곳은 지금도 매년 투우경기가 열리고 있다.

글 이은지
사진 김선겸

위로

읽을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