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신나는 나이트라이프의 천국, 방콕

방콕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시간은 해가 진 후, 사방이 암흑으로 변할 때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 일과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면 방콕의 밤거리는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새롭게 옷을 갈아입습니다.

우리나라 여행자들 중 상당수가 방콕의 밤 문화를 생각할 때 대개 섹스쇼나 바디 마사지 같은 퇴폐적이고 음란한 면모를 떠올리는 것이 현실입니다. 어찌 보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각종 퇴폐 쇼가 난무하는 방콕에서 이런 생각을 갖게 되는 것도 큰 무리는 아닙니다. 그러나 방콕의 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향락과 외설만이 판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방콕의 밤이 제공하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의 양과 수준은 세계적입니다. 아시아의 그 어떤 도시에서도 방콕처럼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수준 높은 재즈와 블루스, 컨트리, 록, 라틴 등 다양한 장르의 라이브 음악과 화려한 공연이 매일 펼쳐지고, 가볍게 한 잔 할 수 있는 펍과 바 또한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그런가하면 밤늦게까지 열리는 야시장에서의 쇼핑과 다양한 먹을거리 또한 방콕에서 맛볼 수 있는 즐거움 중의 하나입니다.



  ▶ 방콕의 상징인 왕궁과 프라케오 사원

Photo by Sunkyum Kim  

오감을 자극하는 다양한 종류의 나이트라이프

방콕의 나이트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지역은 일본식 술집, 바, 야시장 등이 몰려 있는 팟퐁과 라이브 음악을 연주하는 바가 많은 수쿰빛,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나이트클럽이 밀집되어 있는 RCA 등입니다. 전승기념탑 옆에 있는 색스폰 펍 & 레스토랑은 방콕에서 가장 훌륭한 라이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곳으로 매일 밤마다 재즈와 블루스, 록 등 수준 높은 음악을 연주합니다. 이곳은 현지인뿐만 아니라 외국여행자에게도 많이 알려져 맥주 한 잔을 마시며 음악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습니다. 방콕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바이욕 타워의 스카이라운지는 환상적인 야경을 즐기며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곳으로, 시끄러운 음악보다는 차분한 음악을 들려주기 때문에 연인이나 중년의 외국여행자가 많이 찾는 곳입니다.

수준 높은 카바레 쇼를 보고 싶다면 시내 중심지에 있는 아시아 호텔에서 매일 두 차례 열리는 칼립소 쇼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태국에는 게이들이 공연을 하는 여러 종류의 쇼가 있는데 칼립소 쇼는 파타야의 알카자 쇼와 함께 가장 유명합니다. 1988년부터 공연을 시작한 이 쇼는 방콕을 대표하는 고급스런 카바레 쇼로 자리 잡았는데, 진짜 여자보다 더 예쁜 배우들이 곱게 화장을 하고 갖가지 주제로 공연을 펼칩니다. 매우 화려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특징으로 우리나라의 부채춤과 크메르 댄스를 비롯해서 아시아 각국의 전통춤을 선보이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흥미롭습니다.

 ▶ 방콕을 대표하는 고급 카바레 쇼인 칼립스 쇼
 

 ▶ 매일 밤, 여행자를 유혹하는 닭다리 숫불구이
 

치고, 박고, 넘어지고, 너 죽고 나 살자

방콕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나이트라이프 중의 하나가 우리에게 킥복싱으로 더 많이 알려진 무에 타이(타이 복싱)입니다. 태국인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격투기인 무에 타이는 외국인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라이트가 비춰지는 링 위에서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는 선수의 땀 냄새와 관중들이 내뿜는 담배연기로 뒤범벅이 된 경기장은 금방 흥분의 도가니로 변해버립니다. 선수 못지않게 관중들 또한 소리를 지르며 열광적입니다. 관중들이 소리를 지르며 열광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어느 선수가 이기느냐에 돈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스포츠를 넘어선 일종의 도박인 셈이죠. 경우에 따라서는 거금이 오가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관중들이 경기 도중의 휴식시간에 서로 자신이 돈을 건 선수에게 소리를 치며 파이팅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방콕의 더운 밤을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겠지만 무에 타이 한번쯤은 꼭 보시기를 권해 봅니다.

만약 쇼핑에 관심이 있다면 팟퐁의 야시장을 찾아가는 것도 괜찮습니다. 세계적인 환락가로 유명한 팟퐁에는 매일 밤마다 노천시장이 열립니다. 우리네 남대문 시장을 연상케 하는 이 시장에는 시계와 의류, 가죽제품, 액세서리, 기념품 등 다양한 물건을 파는 노점상이 줄지어 늘어섭니다. 한 밤의 출출함을 달래주기 위한 노천식당 또한 이 야시장의 매력으로 다양한 먹을거리가 구비되어 있습니다. 팟퐁의 야시장을 걷다보면 세계 각국의 관광객과 그들을 유혹하는 여인들, 바의 호객꾼, 상인들의 외침, 늘어선 택시들로 낮과는 다른 하루의 드라마가 이곳에서 새로 시작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글·사진 김선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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