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루트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동은 위험하다는 편견을 갖고 있다. 실제로 이라크와 이스라엘 등 몇몇 지역에서는 종종 대형 테러가 발생해 이런 편견을 부채질하기도 한다. 하지만 베이루트에 도착하는 순간 중동에 대한 편견은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다. 도시 뒤로 솟아 오른 레바논 산맥은 년 중 보석처럼 빛나고, 눈 앞에 펼쳐지는 지중해의 푸른 물빛은 베이루트가 유럽의 어느 휴양도시 못지 않게 아름다운 도시라는 것을 각인시켜 준다.
동방의 관문 역할을 하던 도시
이렇게 파란만장한 역사를 가진 베이루트는 20세기 들어 프랑스에 의해 식민지화 되면서 유럽풍의 도시로 성장하게 되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독립한 후, 오랜 기간 이어진 기독교계와 이슬람계의 내전과 이스라엘의 침공으로 아름답던 도시가 초토화 되고 말았다. 최근 들어 베이루트는 전쟁의 아픔을 딛고 화려했던 옛 모습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과거와 현대가 만나 미래를 꿈꾸는 도시
베이루트의 볼거리는 크게 중앙지구(Central District)와 여행자들의 숙소와 카페, 레스토랑 등이 몰려 있는 함라(Hamra) 지구로 나뉜다. 대부분의 볼거리들이 두 지역에 있어서 이곳만 잘 돌아보면 베이루트는 거의 다 돌아본 셈이다.. 중앙지구는 로마 욕탕과 대 모스크, 대 세라일(Grand Serail; 술탄의 궁전) 등 주요 관광지와 신시가지지가 몰려 있다. 로마 욕탕과 모스크, 성 조지 그리스 정교회 등 고대의 유적과 세련된 모습으로 복원된 신시가지가 한군데 있는 모습이 묘한 느낌을 주는 중앙지구는 레바논의 과거는 물론, 미래가 담겨 있는 곳이다.
아직도 자동소총을 메고 있는 군인들의 모습에서 잠시 긴장도 하게 되지만 세계적인 명품들이 줄줄이 입주한 숍과 카페, 호텔, 레스토랑과 오가는 모습을 보면 그 긴장감은 금방 사라지게 된다. 함라는 볼거리는 없지만 아메리칸 대학을 비롯해 호텔과 식당, 숍들이 밀집되어 있어서 베이루트에서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곳이다. 특히 저렴한 숙소들이 모두 이 지역에 밀집되어 있어서 배낭여행자들에게는 그 어느 지역보다도 친숙한 곳이다. 이곳은 한때 내전으로 인해 엄청난 상흔을 입었던 곳으로, 지금도 건물에 남아 있는 총탄자국에서 내전의 아픔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의 함라는 베이루트에서 가장 혼잡스럽고 북적대는 젊음의 공간이다. 분위기 좋은 카페에 앉아 커품 가득한 카푸치노 한 잔 마시고 있노라면 이곳이 중동인지, 유럽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이다.
베이루트, 중동의 그 색다른 도시를 즐기는 방법
베이루트는 중동의 다른 수도에 비하면 역사적인 볼거리는 많지 않다. 오랜 전쟁과 내전으로 도시 전체가 다시 만들어 지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도시는 꽤 세련되고, 유럽화 된 느낌이다. 베이루트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중해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해안도로를 산책하는 것이다. 시원스레 펼쳐진 해안 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금방이라도 베이루트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될 것이다.
조깅을 하는 사람과 낚시를 하는 사람, 이슬람 전통의 빵을 파는 사람, 개를 끌고 한가로이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지중해의 푸른 물결과 어우러지는 풍경은 유럽의 어느 휴양지와 비슷하다. 해안도로를 따라 서쪽 끝으로 계속 걸어가면 베이루트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풍경을 볼 수 있는 리오세 Raouche와 만나게 된다. 바다 앞에 구멍이 뚫린 거대한 바위가 있고, 리오세는 베이루트의 상징과도 같은 곳으로, 베이루트에서 가장 먼저 사람들이 살던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그림 같은 풍경을 보며, 수영을 하는 어린이들이나 카약을 타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베이루트가 꽤나 낭만적인 도시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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