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필록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자연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문명이 발달하며 점차 다른 관심과 사랑으로 잊혀져 갔다. 더 튼튼하고 안전한 집을 위해, 그 집을 보다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잘려져 나간 나무들, 장신구를 만들기 위해, 전자 제품들을 만들기 위해, 발전기를 돌리기 위해 채광되는 갖가지 지하자원들. 잊혀진 사랑을 보호하기 위해 이제는 다시 한 번 옛 사랑을 노래해야 할 때이다.

멸종위기에 놓인 숲속의 사람,
오랑우탄

말레이시아어로 사람이라는 뜻의 ‘오랑’과 숲이라는 뜻의 ‘우탄’이 만나 탄생한 이름, 숲 속의 사람 오랑우탄. 수마트라 섬과 보르네오 섬 이렇게 두 섬에만 서식하는 숲 속의 사람과 인간의 유전자는 96.4%나 일치한다고 한다. 생김새가 닮았을 뿐만 아니라 행동 또한 인간과 비슷하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에서는 ‘오랑우탄이 인간과 마찬가지로 말을 할 줄 알았지만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 그들의 노예가 될까 두려워 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오랑우탄 하면 왠지 친근한 이미지보다는 조금 사나울 것 같다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실제로는 조용하고 온순해 애완용으로 키워지기 위해 사람들에게 잡혀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러한 남획으로 인해, 이 뿐만 아니라 울창한 산림을 이루고 있는 보르네오 (보르네오라 하면 섬의 모양보다는 가구

점이 먼저 떠오르지 않는가?) 섬에 계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벌채와 채광 그리고 실수로 일어난 산불 등으로 인해 오랑우탄의 서식지인 숲이 급격히 파괴되고 있고 그와 비례하여 개체수도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현재 오랑우탄은 멸종위기 종으로 분류되어 있다.

  *자연보호를 위한 국제 연합 IUCN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에서는 위기의 동물을 다음과 같은 9가지로 분류한다. 멸종(EX), 야생에서의 멸종(EW), 멸종위기(CR), 위기(EN), 취악(VU), 위협(NT), 우려(LC), 데이터 부족(DD), 해당사항 없음(NE). 보르네오의 오랑우탄은 이 중 위기(EN)군에 속한다.

 

세필록 오랑우탄 재활 센터

말레이시아 사바 주의 세필록에는 전 세계적으로 4개밖에 없는 오랑우탄 재활센터가 있다. 이 곳들은 동물원처럼 단순히 일정한 장소에 인위적인 환경을 조성해 야생에서 포획한 동물들을 인간의 눈요기거리로 전락시키는 곳이 아닌, 야생에서 다치거나 고아가 된 혹은 불법으로 포획된 오랑우탄의 재활을 위한 육체적, 정신적 치료를 돕는 곳이다. 그들이 몸과 마음의 아픔을 회복하면 다시금 야생으로 돌려보내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 치료를 받고 다시 포근한 집으로 돌아가 일상을 유지하는 인간처럼 이들도 재활 센터인 이곳에서의 치료가 끝나면 마땅히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인 야생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세필록 오랑우탄 재활 센터는 오랑우탄에게 먹이를 주는 시간인 오전 10시와 오후 3시에 센터를 개방해 일반인이 오랑우탄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오랑우탄을 만나러 가기 전에 선택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들을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오랑우탄이 어떻게 해서 이 센터로 오게 되었는지, 오랑우탄은 인간과 얼마나 유사한 동물인지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세필록 오랑우탄 재활 센터는 오랑우탄을 위한 재활센터라고는해도 그 면적이 4,000핵타르에 달하는 산림 속이기 때문에 오랑우탄뿐만 아니라 열대우림에서 자라는 나무들, 식물들 그리고 다양한 동물들 또한 만나볼 수 있다.

2100년에도 오랑우탄을 만나볼 수 있기를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새 울음 소리, 오랑우탄의 움직임에 흩날리는 나뭇잎 소리를 들으며 그 길을 걷다 보면 문득 이런 물음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오랑우탄을 멸종 위기 종으로 전락시켜버릴 정도로 끝도 없는 욕망을 가진 인간들이 과연 이곳을 지켜낼 수 있을까?’ ‘지금의 속도대로라면 2050년쯤이면 멸종할 것이라는 오랑우탄을 2100년이 되어도 만나볼 수 있을까?’ 파괴하려는 노력 못지 않게 보존하려는 노력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이 질문에 흔쾌히 Yes라고 대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자연을 사랑하는, 공존의 가치를 추구하는 Eco-Traveler인 당신이 세필록 오랑우탄 센터를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면 그 미래는 분명 긍정적일 것이다.

글 최아람
사진 광성목, Sabah Tour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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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l Food

락사(Laksa)
매콤하면서도 상큼하고 또 말레이 특유의 육수인 코코넛밀크의 느끼함까지 갖추고 있는 국물 안에 우동면발처럼 굵은 면과 새우가 풍덩 들어간 커리다. 한 번 중독되면 빠져나올 수 없는 치명적 매력을 가진 음식으로 락사에 대한 그리움이 당신을 다시 말레이시아로 이끌지도 모른다.
나시 레막(Nasi Lemak)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대중적인 음식으로 큰 그릇 한 가운데에 고슬고슬한 하얀 쌀밥이 먹음직스럽게 담기고 그 주위로는 튀긴 앤초비와 땅콩, 반숙계란, 오이가 곁들여져 나오는 한끼 식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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