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나바탄간 강(Kinabatangan River)

모험심이 강한 여행자를 위한
정글 탐험

정글이라는 말은 4계절이 뚜렷한 대한민국의 주민들에게는 생소하다. 정글하면 떠오르는 것은 울창한 숲,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뱀들, 나무 사이를 재빠르게 이동하는 원숭이들, 퍼더덕 날개를 휘젓는 새들의 울음소리, 아하하~~ 타잔, 키나바탄간에 가면 타잔 빼고 다 있다.








다양한 야생동물들의 서식지, 보르네오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섬. 이 섬의 이름을 뭐라고 해야 좋을까? 이 섬에는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그리고 인도네시아가 공존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이 섬을 보르네오라 부르고, 인도네시아에 서는 깔리만딴이라고 부른다. 우리에게는 깔리만딴 보다는 보르네오가 더 익숙하다. 보르네오 가구의 영향일 것이다. 이 섬의 중앙부에 적도가 위치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고온 다습한 이곳은 연교차가 극히 적고 연강수량이 많다. 이러한 자연환경으로 인해 울창한 밀림, 다양한 광물자원을 비롯한 천연자원들이 풍부한 곳이 되었다. 이 섬은 오랑우탄을 비롯한 긴코 원숭이와 같은 각종 원숭이 류, 혼빌과 같은 조류, 악어, 자이언트 가오리와 같은 민물고기 등의 야생생물에게 훌륭한 서식지가 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인간의 끝을 모르는 욕망이 이 섬에 발을 들여놓기 전까지 말이다. 나무들을 벌채하고, 천연광물을 캐는 과정에서 자연은 서서히 파괴되어 갔고 그만큼 야생동물들의 서식지는 줄어들어 갔다. 여전히 보르네오는 아시아에서 가장 다양한 야생동물을 만날 수 있는 곳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멸종 위기종인 오랑우탄, 바다거북으로 특화된 장소가 있을 뿐만 아니라 무려 3,000여종의 해양생물이 살아간다는 시파단 또한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 스피드보트를 타고 떠나는 모닝 사파리의 풍경

  ▶ 에코 프랜들리 여행자들과 함께 나누는 이야기들, 음악들

정글은 아마존에만 있다? 키나바탄간 강에도 있다!

그렇지만 뭐니 뭐니 해도 보르네오에서 야생동물을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는 곳은 총 길이 560km의 키나바탄간 강이다. 우리가 흔히 정글이라고 부르는 열대 우림이 펼쳐져 있는 이곳은 사파리와 캠핑을 통해 야생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여행지이다. 인간에게 사육되지 않은 야생 그대로의 동물들과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탐험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동물들의 위협 뿐만 아니라 길을 잃을 위험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키나바탄간 강과 가까이 있는 도시 산다칸에서 투어를 신청해 키나바탄간 강으로 캠핑을 떠난다. 아직 우리나라 여행자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외국 여행자들에게는 이 곳이 생태여행지로 꽤 유명해서 산다칸에는 키나바탄간 강 투어만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현지 여행사들이 많이 있다. 스피드 보트를 타고 떠나는 사파리, 울창한 열대 우림 사이를 걷는 트레킹, Eco-Friendly 여행자들과 함께 즐기는 낚시와 수영. 키나바탄간 강은 자연을 사랑하고 모험심이 가득한 여행자들이 그들의 여행 리스트에 올려놓는 곳이다. 만약 리스트에 없다면? 이미 다녀왔다는 뜻이다.

키나바탄간 강 투어

키나바탄간 강 투어는 하루에 끝나는 데이 투어부터 3박 4일 동안 진행되는 캠핑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투어 날짜가 길어질수록 베이스 캠프에서 더 먼 깊숙한 오지로 더 들어갈 수 있다. 하루 이상의 프로그램에서는 일반적으로 식사와 숙소가 제공되고, 스피드보트를 이용한 나이트 사파리와 모닝 사파리(이 때가 야생동물을 보기에 가장 적합한 시간이라고 한다), 정글트레킹, 버드 와칭등의 액티비티가 포함된다.

어느 여행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숙소이자 식당이 되는 베이스 캠프의 위치와 시설, 가이드가 가진 정보의 정확성과 전달력, 투어 장소 등은 미묘하게 차이가 나지만 크게 봤을 때 일반적인 투어 내용은 대부분 비슷하다. 키나바탄간 강 정글 사파리를 떠나기 전에 꼭 한가지 염두해 두어야 할 사항이 있는데 그것은 마을이 아니라 정글에 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글에서의 캠핑인만큼 생활 편의시설이 주변에 존재치 않으며, 각종 생활 인프라 또한 여느 도시들처럼 촘촘하게 잘 구축되어 있지 않다. 화장실이 더러운 건 도저히 못 참아! 여름에도 샤워는 따뜻한 물로 해야지! 하는 사람이라면 몇 시간 버티지 못할 것이다. 짧은 일정일지라도 지금껏 익숙해져 있었던 편의시설들과 떨어져서 지내야 하기 때문에 생활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불편할 수도 있지만 편안한 휴양지로의 여행보다는 어드벤처를 좋아하는 당신, 자연을 사랑하는 당신이라면 키나바탄간 강 투어는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했던 만족을 당신에게 가져다 줄 것이다. 쉽게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야생동물과 열대에서 자라는 맹그로브 등 지금껏 TV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야생의 정글이 당신 눈 앞에 펼쳐질 테니까!

  ▶ 나이트 사파리 중에는 눈을 크게 뜨고!

 

몇 가지 팁

1. 캠핑에 필요한 물건은 많지 않다. 꼭 필요한 물건은 한밤의 추위에 대비한 겉옷과 벌레 물림에 대비한 약품들 정도이고 있으면 좋은 물건들로는 트레킹을 위한 트레킹화, 수영을 위한 수영복, 동물들을 더 관찰하기 위한 망원경 정도다. 그렇지만 트레킹화는 운동화로, 수영복은 민소매 티와 반바지로도 대체 가능하니 굳이 이 여행을 위해 구매해야 할 필요는 없다. 이외에 개인적으로 필요한 물건들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캠핑장 근처에 편의 시설이 없는 것을 감안하여 캠핑을 떠나기 전에 미리 사서 챙겨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2. 투어 시 야생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것은 올바르지 않은 행동이다. 야생에서 살아가야 하는 동물들이 이에 길들어지면 나중에는 스스로 야생생활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될 지도 모른다. 야생동물들은 스스로가 스스로를 책임져야 한다. 당신은 그들을 돕는다는 사실에 기쁠지도 모르겠지만 그들의 삶은 그로 인해 망가질 수도 있다. 먹이를 주는 일 뿐만 아니라 쓰레기를 버리는 것에도 조심해야 한다. 동물들이 쓰레기를 음식으로 착각해 먹는 위험도 있을 뿐더러 열대우림의 생태계를 파괴시키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글 최아람
사진 광성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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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l Food

투어 중에는 음식이 제공된다. 아침에는 가볍게 빵과 차가, 저녁에는 빵, 쌀밥, 각종 튀김류, 커리류, 과일들이 부페식으로 제공된다. 강에서 자라는 민물고기를 잡아 구워 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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