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즈드
조로아스터 문화의 중심지
‘신은 죽었다.’라는 강력한 문장으로 시작하는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모델 짜라투스트라는 고대 페르시아의 철학자이자 종교지도자로 실존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짜라투스트라교, 우리에게는 조로아스터교로 더 익숙한 종교를 창시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불교, 기독교, 유교, 도교등은 익숙하지만 역사책에서 잠깐 접했던 조로아스터교는 우리에게는 생소한 종교지만 고대 페르시아에서는 중심적인 종교였다. 종말론, 선악의 구분, 유일신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는 이 종교는 기본적으로 선과
사막에서의 삶
사막에 위치해 있는 야즈드는 그 지형적, 기후적 특색으로 인해 건축학적으로 독특한 도시로 손꼽힌다. 드넓게 펼쳐진 황토색의 흙집들은 3층을 넘지 않는 낮은 높이를 갖고 있다. 평평한 지붕의 한 쪽에는 굴뚝같기도 하고 개 집 같기도 한 직사각형이 툭 튀어나와 있다. 이는 여름의 열기를 이겨내기 위해 선인들이 만든 지혜, 바람탑 Badgir이다. 바람탑은 무더운 여름 집안에 찬 공기를 들여오기 위한 에어컨이다. 차가운 공기는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따뜻한 공기는 아래에서 위로 흐르는 원리에 따라 바람탑 사이의 구멍으로 찬바람이 집 안으로 들어가고 따뜻한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간다. 그렇게 집안으로 들어온 차가운 공기는 지하에 있는 수조의 차가운 물을 거치며 한층 더 차가워진 후 방안의 열기를 식힌다.
지하수로인 카나트 Qanat는 이란에서 최초로 발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즈드가 이란에서 제일가는 카펫과 단 과자(스윗)의 생산지로써 유명세를 떨치는 것도 기후적인 영향이 크다. 사막이라는 척박한 땅에서의 삶은 이곳 사람들에게 척박한 자연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갖게 했다.
▶ 과거 페르시아 왕조의 국교였던 조로아스터교의 조장터. 꼭대기의 탑에서 조장이 이루어졌다. |
▶ 자메 모스크의 탑에서 바라 본 구시가지 건물의 지붕들 |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거리, 올드시티 걷기.
야즈드의 올드시티는 사막 속에서도 불사조와 같은 생명력으로 유지되었다. 오랜 세월 동안의 풍부한 역사를 갖고 있는 이 곳은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거리라는 정의만으로도 압도적이지만 실제로 볼 때는 그 어떤 단어로도 쉽게 표현할 수 없는 숭고함을 가져다 준다. 진흙으로 만든 벽돌들은 곧게 서있기도 한쪽 면이 허물어져있기도 하다. 또 거의 대부분이 무너져 내린 건물들도 종종 눈에 띤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오래된 건물들은 메마르고 척박하고 건조하고 황량한 느낌을 주면서도 그 안에 왠지 모를 편안함과 안락함, 통일성, 균형과 비례를 느끼게 한다. 좁은 골목들을 천천히 걸으며 담벼락이 무너진 건물에서 잠시 앉아 쉰다. 이미 여러 사람들이 이 곳에 다녀갔다는 것을 벽에 새겨진 낙서로 가늠해본다. 다시 발걸음을 뗀다. 저 밑 잔디 하나 없는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바람이 다 빠져버린 축구공을 가지고 흙먼지를 날리며 축구를 하고 있다. 가만히 앉아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니 한 아이가 달려와 함께 하자고 권한다. 한 호텔의 옥상에 마련된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으며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을 바라본다. 그 노랗고도 붉은 태양빛은 진흙으로 빚어진 야즈드의 벽 색깔과 적절한 하모니를 일으켜 더한 감동을 준다. 내일의 태양도 이렇게 찬란하게 빛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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