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모도 국립공원

태곳적 신비가 그대로 펼쳐지는 곳, 코모도 아일랜드!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문명의 손길이 잘 닿지 않는 이곳은 공룡의 후예로 불리는 코모도 드래곤의 서식지로 유명하다. 또한 주변 바다는 형형색색의 산호초 해역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스쿠버다이버들의 천국으로도 알려져 있다. 199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코모도 국립공원은 최근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되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세계 자연유산

그 이름조차 생소한 코모도 국립공원! 어쩌면 많은 이들이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이라는 이슈가 없었다면 평생 동안 알지 못했을 곳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코모도 국립공원은 이미 여행자나 다이버들 사이에는 꼭 한 번은 가보고 싶은 곳일 정도로 잘 알려진 곳이다. 코모도 국립공원은 발리 동쪽 소(小)순다 열도의 코모도섬 •파탈섬, 린차섬과 주변의 산호초 해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외딴 곳에 위치한 코모도 국립공원이 그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세계에서 가장 큰 도마뱀인 코모도 드래곤의 서식지이자 형형색색의 산호초와 물고기가 노니는 환상적인 바닷속 풍경 때문이다.
코모도 국립공원은 오랫동안 육지로부터 격리되어 있었기 때문에 태곳적의 생태계가 그대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지구상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코모도 드래곤들이 인간의 손길을 피해 생존할 수 있었고, 바닷속 또한 오염되지 않은 환상의 세계를 보여준다.

종족까지 잡아 먹는 무서운 포식자, 코모도 드래곤

코모도 국립공원은 다양한 섬과 바다가 어우러진 곳이지만 그 중 가장 매력적인 곳은 코모도 드래곤이 사는 코모도 섬이다.
코모도 드래곤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큰 도마뱀으로 다 자라면 그 크기가 4~5m에 달하고, 몸무게는 100kg가 넘는다. 멀리서 보면 악어로 착각할 정도로 엄청난 크기이다. 코모도 드래곤은 육지와 격리되어 살고 있었기 때문에 1912년에야 그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다(물론 섬 주변에 사는 원주민들은 그 이전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다만 세상에 알리지를 못했을 뿐.). 코모도 드래곤은 오랫동안 그 서식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던 것만큼, 그 생태도 아직까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수수께끼에 쌓여 있다.

  ▶ 레인저가 보호하고 있는 동안 코모도 드래곤을 촬영하는 사람

Photo by Seonkyum Kim  

코모도 드래곤은 사슴이나 멧돼지 등을 주식으로 하는 육식동물이지만 종종 물소와 같은 대형 동물도 그들의 먹이가 되곤 한다. 코모도 드래곤은 어떻게 자기보다 더 큰 동물까지 사냥할 수 있을까? 힘으로는 도저히 상대가 안 되는 물소까지 말이다. 코모도 드래곤이 사는 섬은 울창한 정글로 덮여 있는 인도네시아의 다른 지역과는 달리 섬 전체가 아프리카 사바나의 초원을 연상케 하는 곳이다. 코모도 드래곤은 성급하게 자신보다 큰 동물을 공격하지 않는다.

사바나 지형의 풀숲 속에 숨어 있다가 동물들이 나타나면 서서히 접근해 물어버린다. 코모도 드래곤은 독을 갖고 있기 때문에 물린 동물들은 서서히 죽어간다. 독이 몸 속으로 퍼지면 움직이기 힘들기 때문에 코모도 드래곤은 동물들이 죽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포식을 하는 것이다.. 코모도 드래곤은 생태계 최상의 포식자로 자신들끼리도 서로 잡아먹으며 개체 수를 스스로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한다.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코모도 섬에는 약 3천 마리 정도의 코모도 드래곤이 살고 있고, 인근의 린차 섬에도 적지 않은 코모도가 서식한다고 한다.

  ▶ 코모도 왕 도마뱀은 종족까지 잡아 먹을 정도의 포식자이다.

  ▶ 코모도 왕 도마뱀에게 잡혀 먹은 물소의 뼈. 코모도 왕 도마뱀은 입에 독과 바이러스가 있어 자기보다 더 큰 동물들도 사냥할 수 있다.

레인저와 함께하는 코모도 섬 투어

코모도 섬은 교통이 불편해 접근하기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 동안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1980년에 100여명에 불과했던 관광객이 지금은 2~3만 명에 달할 정도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코모도 섬은 교통이 불편해서 개인적으로는 갈 수도, 돌아볼 수도 없다. 공격성이 강한 코모도 드래곤이 사람까지 공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섬을 돌아보려면 반드시 레인저와 함께 돌아봐야 한다.

레인저는 코모도 드래곤과 섬의 생태에 대한 설명도 하지만 앞이 Y자로 갈라져 있는 기다란 막대기를 들고 다니며 코모도의 공격을 막는 역할도 한다. 코모도 드래곤은 공격성이 강할 뿐만 아니라 속도도 꽤 빠르기 때문에 레인저의 통제를 잘 따라야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다. 코모도 섬은 울창한 숲으로 덮인 곳도 있지만 높은 지대로 올라 갈수록 사바나 초원과 비슷한 풍경을 보인다. 탁 트인 전망 속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섬을 돌아보다 보면 아프리카의 초원을 걷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 코모도 국립공원을 돌아보려면 항상 레인저와 함께 해야 한다.

Photo by Seonkyum Kim  

글·사진 김선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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