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루루-카타추타 국립공원

호주 대륙의 정중앙에 위치한 붉은 모래 사막 위에 놓인 거대한 바위산. 금방이라도 잠자고 있는 영혼을 일깨울 것 같은 이 바위산은 호주 애보리진의 성지, 울루루이다. ‘에어즈록’ 이란 말로 더 잘 알려진 이 바위산은 그 척박함에도 불구하고 도전과 모험을 꿈꾸는 여행자들을 끊임없이 유혹하고 있다.

울루루를 돌아보는 거점 도시, 앨리스 스프링스

호주대륙의 중앙부에 인구 2만 명의 작은 도시 앨리스스프링스가 있다. 사막 한 가운데 위치한 이 도시는 여행자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수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황량한 사막을 달려온 사람들은 이 도시에 도착하면 갈증이 확 풀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척박한 사막 한 가운데 현대적인 도시가 있다는 것이 일말의 안도감을 주는 것이다. 앨리스스프링스의 원래 이름은 ‘스튜어트'이었으나 도시 인근에서 작은 연못을 발견한 노동자들이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최초의 체신장관이었던 찰스토드의 아내 이름을 따서 앨리스스프링스로 바꾸었다.
도시의 건설초기에는 모든 물자를 아프가니스탄 낙타에 의존해서 운반했기 때문에 개발 속도가 느렸으나 기차가 연결되면서 지금과 같은 현대적인 도시로 탈바꿈하였다.
앨리스스프링스는 플라잉 닥터의 전진기지다. 플라잉 닥터는 호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제도로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사람들이 아플 경우, 의사가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진찰해 주는 인도적인 제도이다. 앨리스스프링스는 도시 자체의 매력보다는 주변의 울루루 국립공원, 킹스캐니언을 돌아보려는 사람들에게는 베이스캠프 역할을 한다.

세상에서 가장 큰 바위, 울루루

앨리스스프링스에서 남서쪽으로 약 4백km를 달려가면 신화 속에 등장하는 것과 같은 웅장한 바위가 나타난다. 마치 핏빛을 연상케 하는 붉은 사막이 끝없이 펼쳐진 이곳에 홀연히 울루루가 솟아있는 것이다. 에어즈록으로 더 잘 알려진 이 거대한 바위는 “지구의 배꼽”이라는 별칭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큰 바위로 유명하다.

  ▶ 울루루를 돌아보는 베이스 캠프인 앨리스 스프링스는 플라딩 탁터의 전진기지로 유명하다.

Photo by Youngja Lee  

1872년 이곳을 찾은 최초의 이방인인 어니스트 길스는 울루루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을 “처음엔 커다란 모래 언덕인 줄 알았다. 그러나 걸음을 옮겨 가까이 갈수록 알 수 없는 신비에 우리는 압도당했다. 모래 바람 사이로 뿌옇게 보이던 그 모습이 확실해 졌을 때 나는 눈을 의심했다. 맙소사, 그것은 하나의 거대한 바위였다. 신화 속의 그 어떤 산도 이보다 더 웅장하진 않았으리라”라고 표현하였다. 그는 이 바위를 당시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의 총독이었던 헨리 에어즈경의 이름을 따서 에어즈록이라 이름 붙였다.
그러나 이 바위는 이미 원주민들에게는 울루루라 불리며 1만년 이상이나 원시 신앙의 중심지로 숭배되었다.

아직까지 울루루의 벽 둘레에 남아 있는 원시 벽화들은 오랜 옛날부터 이 땅의 주인이 애버리진이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도 이 점을 인정하여 1985년부터 울루루의 소유권을 애버리진에게 넘겨주었다. 울루루는 언제 봐도 아름답지만 기후에 따라 시시 각각 그 색깔이 변하는 저녁 무렵의 풍경이 가장 아름답다. 5억년 전 생성된 바위의 붉은 빛과 석양의 붉은 빛이 어우러져 자주, 노랑, 주황, 검붉은 빛으로 변하는 모습은 금방이라도 멎을 정도로 아름답다.

  ▶ 전망대 반대편에서 바라 본 울루루. 세계에서 가장 큰 바위이다.

Photo by Youngja Lee  

가벼운 트레킹을 하기에 좋은 카타추타와 킹스캐니언

울루루에서 북서쪽으로 40km 떨어진 지점에 애버리진의 또 다른 성지인 카타추타가 있다. 애버리진 말로 ‘많은 머리’를 뜻하는 카타추타는 울루루가 한 개의 거대한 바위로 형성된 것에 비해, 크고 작은 36개의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카타추타는 원래 원주민들 사이에서는 성인식을 마친 남자만이 들어갈 수 있는 비밀스런 장소였지만 지금은 수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그동안 울루루와 카타추타는 영어식 표현인 에어즈록과 마운트 올가로 불렸으나 1985년 이 지역의 소유권이 원주민에게 돌아가면서 원래의 이름을 되찾게 되었다.

앨리스스프링스의 서남쪽 3백km 지점에는 킹스 캐니언이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그랜드 캐니언으로 불리는 이곳은 노던 테리토리에서 가장 웅장한 경관을 자랑한다. 깎아지를 듯이 높이 솟아 있는 절벽과 협곡, 마치 고대 도시의 유적을 연상케 하는 바위군 등이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미국의 그랜드 캐니언처럼 엄청나게 큰 규모는 아니지만 절벽의 높이가 100m가 넘는 곳도 있다. 또한 태양의 빛에 따라 바위 색도 보랏빛, 붉은빛, 진홍빛 등으로 시시각각 변해, 보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킹스 캐니언을 돌아보는 방법은 계곡으로 올라가 6km에 달하는 서키트 워크(Circurt Walk)를 도는 방법과 1시간 동안 가볍게 계곡을 돌아보는 방법이 있다. 길은 그리 험하지 않기 때문에 보다 웅장한 모습을 보려면 서키트 워크 코스를 돌아보는 것이 좋다.

 

 

글·사진 김선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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