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이집트는 옛날 나일강 유역을 중심으로 찬란한 고대문명이 꽃을 피우면서 역사적으로 번성했다. 나일강은 몇 천 년을 걸쳐 만들어진 광대한 저지대이며, 그 저지대 부분에 생긴 도시가 카이로이다. 1979년 유네스코 세계 유산 등재된 카이로는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신비로운 도시다.

고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혼돈의 도시

카이로는 인류 문명의 발상지였던 이집트 수도인 만큼 고대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또 신시가지에는 고층 빌딩과 호텔 등 현대적인 건물들이 들어서며 고대와 현대가 잘 조화를 이룬다. 흙으로 만든 집과 현대적인 높은 사무실 건물, 화려한 차와 당나귀가 끄는 수레가 뒤섞여 중세의 세계와 현대의 서구 세계가 혼재하는 곳이다.

이슬라믹 카이로는 오래된 중세 지구로, 그 주변을 거니는 것은 6,7세기 전으로 돌아가는 것과 비슷한 경험이다. 이 지역은 이집트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이며 아마도 중동 전체에서도 가장 인구밀도가 높을 것이다. 다브 알-아흐마르(Darb al-Ahmar)같은 구역은 좁은 골목길, 진흙 벽돌집, 음식 행상, 염소, 낙타, 당나귀로 가득하다. 어디건 모스크와 사원이 있고 공기 중에는 코를 찌르는 터메릭과 쿠민 냄새, 동물 냄새와 지저분한 냄새가 떠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 전체를 감싸며 유유히 흐르는 나일강과, 고스란히 간직된 고대 문명의 흔적은 이 곳만의 독특하고 신비로운 매력을 발산한다.

  ▶ 카이로의 옛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는 구시가지 전경

  ▶ 카이로에서 가장 서민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칸카릴리 시장

카이로, 알차게 둘러보기!

카이로는 볼거리가 흩어져 있고, 도시 자체가 복잡하지만 신시가지인 모던 카이로와 올드 카이로, 이슬라믹 카이로 이 세 지역을 중심으로 일정을 계획하면 만족스런 여행이 될 것이다. 신시가지인 카이로 중심부에는 왕의 보물이 전시되어 있는 유명한 ‘고고학 발물관’, 서민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아타바 시장’ 무하마드 알리 왕조의 호화스런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아브딘 궁전’ 등을 볼 수 있다. 세계 유산에 등록된 이슬람 유적들이 존재하고, 중세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스크가 많이 세워져 있다. 이슬람 최고의 학부를 지니고 있는 유서 깊은 ‘가마 아즈하르’, 오스만 왕조 시대에 건축된 가마 아즈하르 양식의 ‘가마 아부르 다하브’, 높은 첨탑이 있는 유서 깊은 순례지 ’가마 후세인,’ 이슬람 지구의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아즈하르 공원’이 있다. 또한 1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카이로를 지켜 온 ‘푸투흐 문, 나스르 문’, 세계 최대급의 이슬람 건축물인 ‘가마 술탄 하산’, 오스만 왕조 양식을 지닌 카이로의 랜드 마크 ‘가마 무하마드 알리’등이 이 지역을 더욱 찬란하게 꽃 피운다.
카이로의 발상지이자, 이집트 역사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올드 카이로에는 로마시대 성벽과 모스크, 현재까지도 원시 그리스도 교회의 유파를 계승하고 있는 콥트 교회 등이 있다. 소박하지만 독특한 콥트 미술의 특징을 느낄 수 있는 ‘콥트 박물관’, 아름답고 경건한 외관이 돋보이는 ‘세인트 조지 수도원’, 이집트에서 가장 오래된 이슬람 사원인 ‘가마 아무르’등이 자리잡고 있다.

  ▶ 유서 깊은 건축물이 즐비한 이슬라믹 카이로 지구

Photo by Seonkyum Kim  

카이로 기자 지구,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찾아서….

이집트하면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이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다. 카이로 주변에 있는 기자의 피라미드는 이집트를 상징하는 유적으로 손꼽힌다. 기원전 2650년경에 지어진 이집트 고왕국 제4왕조의 쿠푸(Khufu), 카프라(Khafra), 멘카우라(Menkaura) 왕의 피라미드는 스핑크스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유적이다. 세계 7대 불가사의이기도 한 3대 피라미드는 카이로 시가지에서 서쪽으로 13㎞ 정도 떨어진 나일강 서안에 위치해 카이로 시내에서 차로 약 30분이면 갈 수 있다. 기자에서 피라미드 입구로 가는 길에는 호객 행위를 하는 사람들과 낙타를 끌고 가는 상인들을 많이 볼 수 있으며, 피라미드가 가까워질수록 그 장엄함과 거대한 규모로 인해 보는 사람들이 압도당할 정도다.
19세기 말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로 꼽혔던 쿠푸왕의 피라미드는 ‘대 피라미드(The Great Pyramid)’라고도 불리며, 그 높이가 145m나 된다. 거대한 피라미드 건설에만 10만 명 이상이 동원되고 20년이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피라미드가 세워질 당시에는 수레를 이용한 운반 도구가 존재하지 않았기에 이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피라미드 옆에는 길이 57m, 높이 20m의 사람의 머리와 사자의 몸을 한 스핑크스가 우뚝 서 있다. 피라미드가 세워져 있는 황금빛 모래 물결을 따라서 낙타 트레킹을 체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흰색 돛이 달린 이집트 전통 배, 페루카를 타고 즐기는 크루즈 또한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글 안정은
사진 김선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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