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더스 비치

아프리카 유일의 펭귄 서식지인 볼더스 비치는 케이프반도 동쪽에 위치한 사이먼스 타운(Simon`s Town)이라는 곳에 있다.
사이먼스 타운은 따뜻한 바닷물과 아름다운 마을 풍경으로 유명한데다, 희망봉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케이프타운을 찾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방문하는 곳이기도 하다. 사이먼스 타운에 사람들이 이주하기 시작한 것은 케이프의 초대 총독이었던 시몬 반 데 스텔이 이곳을 겨울 정박지로 삼았던 1743년부터로, ‘사이먼스 타운’이라는 도시 이름 또한 총독의 이름에서 따 온 것이다. 1806년에 케이프가 영국인들의 손에 넘어가면서 이곳은 영국인들의 해군기지가 되었다. 때문에 지금도 사이먼스 타운에서는 빅토리아 스타일의 집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사이먼스 타운은 인구 몇 천명의 작은 도시지만 앞에는 해안을 끼고 있고, 뒤로는 산이 감싸고 있기 때문에 풍경이 빼어나기로 유명하다.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3,000여마리의 펭귄

볼더스 비치는 사이먼스 타운에서 남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다. 1982년에 펭귄 2쌍이 정착한 이래 지금은 3,000마리 정도가 살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에 서식하는 유일한 펭귄인 자카스 펭귄은 100년 전만 해도 물이 차가운 케이프 반도 서쪽에 2백 만 마리에 달할 정도로 많았으나 펭귄 고기를 탐내는 사람들이 무차별적으로 사냥을 하면서 개체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과도한 사냥과 서식지의 훼손으로 멸종 위기에 처했던 자카스 펭권은 현재 볼더스 비치를 비롯해 몇몇 곳에만 남아 있다. 볼더스 비치는 공원으로 조성되어 사람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 뒤뚱뒤뚱 거니는 펭귄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 공원으로 조성되어 사람의 출입이 일부 통제되고 있다.

이 덕분에 펭귄들의 교미와 출산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펭귄 서식지가 들어나면서 불편해진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볼더스 비치 보호구역은 둥글둥글한 화강암 바위와 작은 해변, 그리고 풀 숲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숲 위에 놓인 나무보도를 따라 걸으며 펭귄들을 관찰할 수 있다. 뒤뚱 거리며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는 펭귄을 보고 있으면 작고 아담한 것이 꽤 귀엽게 보인다.

울음소리가 당나귀와 비슷해 생긴 별칭, 자카스 펭귄(Jackass Penguin)

볼더스 비치의 여기저기서 펭귄들이 끼리끼리 모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펭귄들은 사람을 보고도 두려워하거나 무서워하지 않는다. '자카스'라는 이름은 ‘숫 당나귀(Jackass)’ 같은 울음 소리를 낸다는 데에서 연유한 것이지만 같은 울음 소리를 내는 남미 펭귄과 구분하기 위해 아프리카 펭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극지방에 사는 황제펭귄과 달리 아프리카펭귄은 체구가 작다.

Photo by Jungmin Lee  

글·사진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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