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발바르 제도

24시간 해가 지지 않는 북극의 여름

스발바르 제도는 노르웨이와 북극점의 중간에 자리하고 있는 다섯 개의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1596년 네덜란드인 빌럼 바런츠(Willem Barentsz)애 의해 발견되었으며, 85%가 빙하에 덮여있다. 짧은 봄과 가을에만 해와 달이 공존하며, 여름의 평균 기온은 6℃로 4개월 간은 해가 지평선 아래로 내려 가지 않는 백야(white night)가, 겨울(평균 기온-15℃) 4개월 간은 해가 뜨지 않고 밤이 지

속되는 극야(polar night)가 계속된다. 낮만 계속 되는 북극의 여름에 익숙치 않은 관광객들은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일이 많다고 한다. 다섯 개의 섬들 중 스피츠베르겐(Spitsbergen), 호펜(Hopen), 비에르뇌위아(Bjornøya) 세 개의 섬에만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주도(主島)이자 가장 큰 섬이 스피츠베르겐으로, 스발바르 조약에 의해 조인국의 국민만 이 섬에 살 수 있다(현재 조인국은 노르웨이와 러시아 뿐이다). 1610년에 포경(捕鯨)의 근거지가 되어 특히 1670년대에 고래와 바다사자 등의 포획이 전성기를 이루었다가 20세기 초에 석탄 채광이 시작되었고, 몇몇 정착지가 생겨났다. 도시 한 개, 탄광촌 두 개, 과학기지 한 개가 전부이며 북극점까지는 1,338km 떨어져 있다. 북위 78도 13분으로 세상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도시인 스피츠베르겐의 롱이어번(Longyearbyen)은 스발바르 제도의 행정 중심지로 인구 1,800명(스발바르 제도의 상주인구는 약 2,500명이다)의 대부분이 노르웨인이다.

유월의 눈 내리는 마을에서 북극곰을 만나다

스발바르 제도를 여행을 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6월에서 8월로, 평균 기온은 영상과 영하를 오르락 내리락 한다. 하지를 기준으로 약 20일간 북극의 모든 생물들이 깨어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 기간 동안 여러 식물들이 만발하고, 동물들은 먹이를 찾아 돌아다니다가 짧은 가을을 거쳐 겨울에 접어들면 이들은 모두 자취를 감추고 얼음으로 뒤덮인, 고요하고도 메마른 땅으로 변모한다. 북극의 모든 생물들은 여름 동안 혹독한 겨울을 날 에너지와 영양을 비축해 두는 법을 스스로 터득한 것이다.

  ▶ 다섯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스발바르 제도

Photo by Byungwook Lee  

하지를 넘긴 유월에도 눈이 내리고, 팔월에도 눈보라가 치기 때문에 한여름에 스발바르 제도를 찾는다 하더라도 털모자, 목도리, 오리털 잠바 등의 방한의류와 방한장비는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북극의 마스코트 북극곰과는 언제 어디서 마주칠지 모르는 위험 때문에 안전을 위해서 개별 여행이 허락되지는 않는다. 겨울에는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혹한이 계속되며, 항공 운항이 멈추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 관광객들은 여름에 몰린다. 보통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Oslo)에서 롱이어번까지 항공으로 이동한 뒤에, 롱이어번에서 스발바르 제도의 주요 섬을 도는 크루즈에 탑승한다. 쏟아질 듯한 설벽과 옥색을 띤 빙하, 하릴없이 떠도는 유빙들, 물개를 사냥하는 북극곰, 스발바르에서는 너무 흔해 현지인들은 마주쳐도 놀라지 않는다는 스발바르 순록 무리, 북극여우와 돌고래, 다양한 바닷새들… 눈과 얼음의 왕국 스발바르에서 마주하는 자연의 위대함과 순박함에 관광객들은 연신 감탄사를 내뱉기 바쁘다. 빙하를 보면서 즐기는 야외 목욕, 눈밭에서 펼쳐지는 트레킹은 북극 여행의 백미로 손꼽힌다.

  ▶ 스발바르 제도의 한가한 마을 풍경

 

북극의 자연환경과 생태를 연구하는 과학기지

1926년 로알드 아문센(Roald Amunsen)이 북극점 비행을 시작한 곳이 바로 스발바르 제도 스피츠베르겐섬의 북서해안에 위치한 니알슨(Ny-Alesund)이다. 1917년 석탄을 캐는 광산 마을이었다가 폐광이 되고, 1980년대 들어서면서 북극 연구가 활기를 띠면서 여러 나라의 기지들이 설립되기 시작했다. 현재 한국의 다산 과학기지를 비롯해 노르웨이, 네덜란드, 독일, 영국, 프랑스, 인디아, 이태리, 일본, 중국 등 10개국의 연구 기지들이 모여 있다.

북극의 대기, 해양, 동식물, 지구 온난화 등을 연구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몰려든 과학자들이 머리를 맞대는 이 곳의 특이한 점 하나를 꼽자면 연구원들이 반드시 사격 연습을 해야 한다는 점. 여름이면 기지 주변에 북극곰들이 자주 출몰하기 때문에 곰과 마주쳤을 때 공포탄을 쏴 곰을 쫓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최근에는 이 곳에 석유와 광물 자원 등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져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 카약킹을 즐기는 관광객들

 

글 전혜윤
사진 이병욱, 이상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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