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몇 해 전 방송된 MBC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은 아마존 강 일대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채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생생한 기록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최근, 뉴질랜드의 비영리 단체 뉴세븐원더스에서는 아마존을 세계 7대 자연 경관에 포함시켰다. 지구의 허파라 불리는 곳, 수많은 이들이 흘리는 눈물의 장소인 동시에, 꼭 한 번은 가봐야 할 명소로 꼽히는 아마존 강의 베일이 이제 조금씩 우리 앞에 벗겨지고 있는 셈이다.

아마조니아, 아마존 정글 또는 아마존 강 유역이라고도 알려져 있는 아마존의 전체 면적은 700만㎢에 달한다. 이 가운데 우림 지역만 550만㎢라고 하니 일단 그 크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무려 남미의 9개 국가에 걸쳐 위치해 있는 아마존은 지구상에 남아있는 열대 우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가장 풍부한 야생종을 가지고 있는 열대 우림 지역이기도 하다.
또한 아마존 강은 전 세계 상위 10개 강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강 유량을 지니고 있다.

수만 종의 동식물들을 감싸고 있는 곳

아마존은 10만종이 넘는 무척추동물과, 40만종이 넘는 식물, 블랙 카이먼, 재규어, 아나콘다 등의 포식자들이 사는 땅이다. 또한 강의 청소부라 불리는 식인 물고기 피라냐, 흡혈박쥐와 독개구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탐험을 위해서는 말라리아 약과 황열병 주사를 감수해야 하지만, 그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일생에 한번은 들어가고픈 곳. 바로 남미의 상징 아마존이다.

7000㎞를 흘러가는 길고 거대한 강 아마존은 그 시작과 끝을 가늠 할 수 없다. 검은 강과 갈색 강이 만나 뚜렷한 선을 이루는 강물, 나무로 얼기설기 지은 수상 가옥들, 온몸에 달라붙는 습기, 세차게 쏟아졌다 금새 그치는 열대성 장대비 스콜. 아마존은 좀처럼 만나볼 수 없는 문화와 자연 환경을 품고 있다.

아마존의 백미는 보트를 타고 즐기는 야생 동물관찰이다. 아마존은 이 일대에서만 볼 수 있는 붉고 파란 열대 앵무새 아라라와 나무늘보, 강의 포식자 악어, 재규어와 핑크 돌고래 이외의 수 만종의 동식물을 품어 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보트에서 내린 후 즐기는 정글 트레킹에서는 보다 가깝게 아마존을 느낄 수 있다. 밀림 속을 걸으며 야생동물을 찾거나 원주민들이 약초로 쓰는 식물들을 찾아볼 수도 있다. 정글로 뒤덮인 강에서 떠오르는 남미의 태양과 장엄하게 사라지는 일몰을 바라보는 것은 일생을 통틀어 꼭 한 번은 경험해 봐야 할 이색 체험임에 틀림없다.

서서히 벗겨지는 아마존의 신비와 위기의 아마존을 위한 노력

최근 브라질의 아마존 강은 다시금 전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말한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보다 앞선 올해 9월, 브라질 국가관측소 연구원은 최근 아마존강 밑 해저 4000m 정도 지점에 6000km 길이의 해저 하류가 존재할 가능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해저 하류는 아마존강과 같이 서에서 동으로 흐른다고 한다. 새로 발견된 해저 하류의 이름은 연구자의 이름을 따 ‘함자’라 이름지어졌다. 아마존강의 유수량은 초당 13만3000㎥인데 비해 해저 하류의 유수량은 아마존강의 2%에 불과한 초당 3000㎥ 정도이다. 세계 최대의 강 아래 또 다시 흐르는 해저 하류의 발견인 셈이다.

파괴되어가는 전 세계의 자연과 마찬가지로 지구의 허파 아마존 역시 점점 그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환경 전문가들은 아마존의 기후 자체가 변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해 최악의 홍수로 물난리를 겪은 후, 올해는 반대로 극심한 가뭄 피해를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온 상승, 삼림 개발을 위해 숲을 불태우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화재, 크게 줄어든 강우량 등이 맞물리면서 아마존 강의 생태계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1세기 중반까지 아마존 강에 가뭄이 지속돼 모든 삼림이 파괴되고 이 영향으로 강우량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지금, 세계 최대의 열대 우림 아마존이 사바나 초원처럼 변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의 여러 국가들은 아마존 살리기에 나섰는데, 아마존을 보트와 트래킹으로 즐기는 현지 여행은 아마존의 자연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현지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착한 여행으로 전세계인들에게 주목을 다시금 받고 있다.

글 김우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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