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토

스페인 문화가 가장 잘 보존된 남미의 소도시 키토

독일의 세계적인 탐험가이자 지질학자인 알렉산더 폰 훔볼트는 "에콰도르 여행은 마치 적도에서 남극까지 여행하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적도가 지나니 이 나라 날씨가 매우 더울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키토는 안데스 고산지역 해발 3000m에 위치해 있어 1년 내내 봄 날씨이며 해발 4000~5000m가 넘는 산봉우리는 언제나 눈 덮인 겨울이다.
에콰도르의 수도인 키토는 콜롬비아 국경에서 약 245㎞, 페루 북쪽 지방에서 약 750㎞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스페인의 영향을 받은 건물이나 지역은 중남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스페인 문화의 영향이 가장 대규모로 잘 보존 되어 있는 곳은 단연 에콰도르의 키토다. 키토는 1979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 10대 문화유산도시로 지정됐으며, 역사와 자연이 내린 남미 최고 유산으로 손꼽힌다. 키토 사람들은 이 도시를 하루에도 사계절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도시라고 말한다. 봄 같은 아침, 여름 같은 오후, 가을 같은 저녁, 겨울 같은 겨울,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키토의 하루며 그들은 이러한 자연 환경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키토를 백 퍼센트 즐기는 방법!

키토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성 프란시스코 대성당은 역사지구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1572년 건립된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성당의 일부분이 거대한 거울로 되어 있다. 이는 자신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 영혼을 비추는 것이라 믿어 금과 은보다 더 귀하게 여긴 인디오의 생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한다. 아메리카 대륙 최초의 성당인 성 프란시스코 대성당은 1536년 프란시스코의 수도자에 의해 건립됐다. 이 성당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첫 번째로 지어졌다고 알려져 있다. 성당 이름은 이 도시의 수호신 이름을 딴 것이다. 쌍둥이 탑은 1582년 피친차 화산이 폭파했을 때 붕괴돼 다시 지으면서 원래 크기의 반으로 줄었다. 성당 외벽은 그리 화려하지 않지만 내부는 태고의 신세계가 그대로 조각돼 황금으로 쓰여 있고 화려하게 장식된 가구로 꾸며져 있다.

라 플라자 그랑데로 알려져 있는 독립광장은 1535년 세워진 곳이며, 야자수와 소나무가 둘러싸여 있는 키토의 중심 광장이다. 이곳은 여행객은 물론 현지 사람도 많이 몰려들어 더욱 다양한 사람과 문화를 접할 수 있다. 광장 서쪽에 위치한 하얀색 네오클래식 건물의 대통령 궁은 19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정부청사로 쓰이고 있으며, 한때 이곳은 대주교의 궁이었으나 현재는 기념품을 파는 작은 가게들이 많다.

  ▶ 웅장한 모습을 자랑하는 대성당

Photo by Yonggu Seo  

키토의 도시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엘파네시조는 빵 덩어리란 이름을 갖고 있는 둥근 언덕이다. 원래는 잉카 이전 시대부터 태양의 신전이 있던 자리였다고 한다. 신전의 돌은 모두 분해해 성당을 만드는 데 썼고, 현재는 그 자리에 마리아상을 세웠다. 도시 북쪽 중앙은행에 위치한 국립박물관은 잉카의 황금유물과 미라가 전시돼 있다. 선사문화부터 현대까지의 유물과 유적들을 모두 볼 수 있는 고고학박물관이다. 특히 이곳은 초기 원주민, 스페인 정복시대, 공화국시대, 그리고 근대 역사까지 에콰도르의 역사를 통틀어 알 수 있는 이상적인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다. 전시는 고대 유물, 조각품, 그림, 생활용품 등 예술품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삶을 알 수 있는 것까지 모두 보여주고 있다. 박물관과 함께 문화영화상영관, 국립극장 등이 함께 있다.

도시 북쪽 거주 지역에 위치한 과야사민 박물관은 매우 큰 건물로 오스왈드과야사민의 집과 박물관으로 돼 있다. 라틴아메리카 최고 민중화가 중 한 사람인 과야사민의 그림과 석기시대 유물이 전시돼 있고, 식민시대 종교 유품도 전시돼 있다. 대강 보아도 1시간 이상 잡아야 하는 곳이다. 좀 더 위로 올라가면 화가 과야사민이 묻힌 장소가 나온다. 현재 인간의 전당으로 불리며, 개관식에 피델카스트로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참석해 시선을 모았다.

  ▶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키토의 구시가지

  ▶ 독립광장의 한쪽 면에 위치해 있는 콜로니얼 스타일의 건축물들

세상의 중심, 키토의 적도탑

에콰도르 수도인 키토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적도탑이 있다. 키토를 방문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할 것 없이 방문하는 이곳은 지구상에서 위도와 경도가 0도인 곳으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 공원처럼 꾸며져 있다. 지구의 남반구와 북반구를 구분하는 황색 선 앞에서 사진을 찍어야 비로소 에콰도르를 방문했다는 증명이 된다고. 일요일에 가면 민속공연도 볼 수 있다. 이곳에서 파는 파일라 아이스크림도 먹을 만하며, 공원으로 들어가서 왼쪽 첫 건물의 키토시 모형도와 쿠엔카시 모형도도 볼만하다. 별자리를 보여주는 플레나타리움도 있는데 적도선에서 북극성과 남십자성 둘 중에 어느 것이 보이는지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인디오들이 이미 알고 있던 태양의 길이 진짜 적도선이다. 그러나 프랑스 과학 아카데미 회원들이 지구의 정확한 크기와 형태를 정하는 방법을 발견하고 이를 기념해 만든 적도선이 있다. 인공위성 측정결과 조금 다르지만 현재 이곳을 지리적 적도선으로 부르고 있다. 일부 역사학자들에 의하면 잉카인들이 키토까지 쳐들어 왔던 것도 이 적도선 때문이라고 한다.

글 김우광
사진 서용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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