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파고스

살아 숨쉬는 화석의 땅 갈라파고스

갈라파고스 군도는 독특하고 다양한 야생 생태계로 널리 알려졌으며 자연사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메카가 되어가고 있다. 화산활동에 의해 적도가 지나는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태어난 갈라파고스는 에콰도르 서쪽으로 1,000㎞쯤 떨어져 있으며, 그 외딴 자연환경 덕분에 이곳의 동물들은 독자적인 진화를 거듭해 왔다. 제도를 이루는 16개의 섬마다 저마다의 환경에 맞춰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진화한 바다생물과 조류, 양서류, 파충류가 살고 있다. 몸길이 1.5m에 달하는 세계 유일의 바다 이구아나, 날개가 퇴화하고 대신 물갈퀴를 갖게 된 가마우지, 먹이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생긴 부리를 가진 핀치 등 갈라파고스의 진귀한 생물들은 찰스 다윈이 진화론을 세우는 데 결정적인 근거가 됐다고 한다. 갈라파고스에서는 강치와 헤엄치거나 펭귄과 나란히 떠다니며 파란발의 가마우지 옆에 서서 새끼에게 먹이를 먹이는 광경을 관찰할 수 있다. 풍경은 황량한 화산지형이지만 독특하게 눈길을 빼앗는 아름

다움이 있다. 섬에서 가장 잘 알려진 새나 해양 생물들로는 알바트로스, 핀치, 펭귄, 가마우지, 바다거북이, 코끼리거북이, 이구아나, 강치, 고래, 돌고래 등을 들 수 있다.

변덕스러운 갈라파고스를 여행하는 법

갈라파고스는 적도에 있지만, 훔볼트 해류의 영향으로 차가운 바닷물을 섬 주위로 가져와 연중 잦은 가랑비가 내린다. 날씨는 간헐적으로 엘니뇨 현상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이 때문에 따뜻한 기온이 유지되고 종종 소나기가 내리는 날씨가 반복된다. 7월에서 11월에 걸쳐 이슬비가 지속적으로 내리는 가루아 시기에는 수온이 22°C 정도로 상승하며, 차가운 바람이 남쪽과 남동쪽에서 불어와 잦은 이슬비가 종일 내리며, 짙은 안개가 섬을 가리기도 한다. 따듯한 시즌인 12월에서 5월까지 평균 수온과 온도는 25°C까지 올라가지만 바람은 불지 않으며, 간헐적이지만 세찬 빗줄기가 내리고 해가 뜨는 등 활발한 기상변화를 보인다. 갈라파고스를 여행하는 즐거움 중의 하나가 이렇게 변화무쌍한 날씨를 백배 즐겨보는 것인데, 비와 이슬비, 안개가 공존하는 갈라파고스의 기후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이곳 동물들을 지켜보는 것도 커다란 재미 중의 하나이다. 여행자들은 모자와 자외선 차단제, 선글라스와 수영복을 꼭 챙겨야 한다.

갈라파고스는 토착민이 존재하지 않는 몇 안되는 지구 상의 섬이다. 갈라파고스에 정착하기 시작한 가장 큰 민족은 에콰도르 메스티소이다. 이들은 스페인 정복자들과 미대륙 토착민의 자손들로, 19세기 말 에콰도르 대륙에서 건너왔다. 현재에는 스페인계 백인들과 에콰도르 남미인들이 약 4만 명 정도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갈라파고스의 다양한 군도 중 사람들이 사는 섬으로는 발트라 섬, 플로레아나 섬, 이사벨라 섬, 산크리스토발 섬, 산타크루즈섬 등 다섯 개의 섬이 있다.

갈라파고스에 가면 갈라파고스 법을 따르라!

현재 갈라파고스를 찾는 사람들은 연간 평균 12만 명에 이른다. 섬을 보호하기 위해 자연에 영향을 주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겠다는 서약과 함께 방문객들이 허가를 받아야만 갈 수 있도록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으며, 모든 방문객은 국립 공원 공단에서 훈련을 받고 인증된 투어 가이드와 함께 방문하도록 정해져 있다. 관광객들은 손발을 씻지 않으면, 출입이 허가되지 않을 정도의 보호 체제도 갖춰져 있다.

최근 조사에서는 바다 이구아나와 갈라파고스 육지 이구아나의 공존 관계가 무너져 바다 이구아나와 갈라파고스 육지 이구아나의 교미에 의해 태어난 새끼는 양쪽 모두의 DNA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갈라파고스 육지 이구아나에는 없는 발톱이 돋아난 하이브리드 이구아나라고 불리는 신종 이구아나가 출현하기도 했는데, 엘니뇨의 영향으로 몸길이가 25% 정도 짧은 이구아나가 발견되어 문제가 되고 있다. 천혜의 자연 관광으로 지구의 마지막 보고로 불리는 갈라파고스, 자연과의 공존을 위해 여행자들과 모든 지구인의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글 김우광
사진 G adven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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