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카 계곡

세상에서 가장 깊은 협곡, 콜카 계곡

콜카 계곡은 페루 남부 아레키파 주의 주도인 아레키파 북쪽에 있는 협곡이다, 페루의 수도인 리마로부터 남쪽으로 1,030㎞, 쿠스코로부터 170㎞ 거리에 있다. 아레키파에서는 자동차로 5시간 정도 걸린다.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협곡으로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그랜드캐니언 보다도 2배나 깊다.
협곡 아래로 450㎞를 굽이 돌아 아마존강을 거쳐 태평양으로 흘러 드는 콜카강의 상류가 해발고도 3,800m의 고지대에 펼쳐진다. 강의 양 옆으로는 1,000m가 넘는 절벽이 치솟아 협곡의 절경을 이루고, 뒤로는 해발고도 5,825m의 미스미산이 서 있다. 협곡 가운데 가장 높은 고원지대인 '크루즈 델 콘도르'에서는 남미를 대표하는 새 안데스 콘도르가 바람을 타고 협곡 아래로 날아 오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협곡을 지나다 보면 여기 저기 작은 마을들이 있는데, 주민들은 모두 잉카의 후예들로 선조들의 언어와 관습을 지키면서 농사와 라마와 알파카 사육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콜카 계곡이 여행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1930년대 초 미국지리협회가이 곳을 탐험하면서부터이다. 이 때부터 이 곳은 '잉카의 잃어버린 협곡'으로 불리기 시작했고, 페루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된 것은 1980년대 이후이다.

철새는 날아가고, 남미인들의 영혼의 상징 콘도르

콜카 계곡의 상징은 남미를 대표하는 새 콘도르이다. 안데스의 토착 조류인 콘도르는 3m가 넘는 길이의 날개를 가진, 지구에서 가장 큰 새로 알려져 있다. 고도 3000m 이상의 안데스 계곡에서 서식하는 이 새는 원주민들에게 신성한 존재로 여겨진다. 콘도르는 그 거대한 크기 때문에 한 번 땅에 내려 앉으면 다시 지상 위로 날아 오르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콘도르는 높은 협곡 등에서만 생존할 수 있다. 협곡 아래로 뛰어 내리는 동안 바람을 타고 다시 하늘 위로 날아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Photo by Wookwang Kim  

안데스 콘도르가 세상에서 가장 깊은 협곡인 콜카 계곡에서 생존해 온 이유이다. 고대 안데스인들은 콘도르를 인간과 천상의 세계를 연결하는 하늘의 신으로 여겼다. 해마다 페루에서는 스페인을 상징하는 황소에 콘도르를 줄로 묶어 이 황소의 등을 공격하게 하는 피의 축제 '야와르피에스타'를 즐기기도 한다.

【 달팽이가 되기보다는 참새가 되어야지.
그래, 그럴 수만 있다면 그게 좋겠지. 못이 되기 보다는 망치가 되어야지. 그래, 그럴 수만 있다면 그게 좋겠지.
멀리 멀리 떠나고 싶어라. 날아가버린 백조처럼. 인간은 땅에 얽매여 가장 슬픈 소리를 내고 있다네,
가장 슬픈 소리를. 길보다는 숲이 되어야지. 그래, 그럴 수만 있다면 그게 좋겠지. 지구를 내 발밑에 두어야지.
그래, 그럴 수만 있다면 그게 좋겠지. 】 철새는 날아가고”中 (1967 사이먼 앤 가펑클)

콘도르가 전 세계에 다시 알려진 이유는 오래된 팝송 때문이었다. 1967년 미국 팝 그룹의 폴 사이먼은 페루의 전통 민요에 가사를 붙여 ‘철새는 날아가고(El Condor Pasa)’라는 노래를 발표한다. 사이먼과 가펑클이 부른 이 곡은 프랑스의 라틴 포크 그룹 ‘로스 잉카’가 반주를 맡았다. 플루트와 비슷한 소리를 내는 잉카 고유의 피리 연주에 두 멤버의 보컬 하모니가 어우러져 이국적인 매력을 더한 이 곡은 곡의 배경이 된 페루의 콜카 계곡과 안데스 콘도르를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Photo Wookwang Kim 

글·사진 김우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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