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아(Sofia)

불가리아에서 유일하게 큰 도시인 소피아는 마약이나 범죄 등 도시문제와 당나귀가 끄는 짐마차, 집에서 키운 농산물을 파는 노점, 여름날 유럽 카페의 나른함이 교묘하게 뒤섞여 있는 곳이다. 2차 대전 후 세련되게 재건된 시내 중심가는 노란 벽돌로 포장된 넓은 광장을 포함해 매력적인 곳인 반면, 진흙 빛깔의 교외는 스탈린 시대의 잔재를 그대로 간직한 보기 흉한 지역으로 길 잃은 개들이 돌아다니고, 돈을 벌기 위한 투쟁으로서 직업을 갖는 웃음 잃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 되었다. 중앙 기차역은 시 중심가 북쪽 지역에 위치해 있다. 기차역에서 남쪽으로 마리야 루이자(Marija Luiza) 거리가 스베타 네델야(Sveta Nedelya) 성당까지 뻗어있는데 이 성당은, 짜르 보리스 3세를 노리고(내각 대부분이 포함된) 124명의 사망자를 낸 1924년 폭탄 투척 사건 이후 복원된 것이다. 14세기 건물인 세인트 페트라 세메르듀스카(St Petra Semerdjuska) 교회도 근처에 있다. 수수한 외양만 보아서는 어둑하고 으스스한 회중석에 아름다운 프레스코 벽화가 그려져 있다는 것을 짐작하기 어렵다. 성당의 다른 쪽, 국립 역사 박물관(National Museum of History) 근처는 오늘날 소피아의 유행의 거리인 비토사(Vitosha) 거리가 이어진다.
시 중심가 동쪽 끝에는 네오 비잔틴 양식의 알렉산더 네브스키(Alexander Nevski) 교회가 있는데, 이 교회는 불가리아 독립 전쟁에서 전사한 200,000명의 러시아 군인들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것이다. 동쪽의 플로스크타드 바텐베르그(Ploschtad Batenberg)에는 1946년부터 1949년 사망할 때까지 불가리아 수상이었던 게오르기 디미트로프(Georgi Dimitrov)의 묘가 있다. 1990년대 중반 그의 방부처리된 유해가 화장되기 전까지 사람들은 감시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건하게 줄 서서 신성한 동상 앞을 지나가야만 했다. 플로스크타드 바텐베르그를 북쪽으로 건너가면 과거 당 건물이 있는데, 억압적인 스탈린 체제를 상징하는 이 건물은 1990년 시위 때 약탈되었고 부분적으로 불태워진 부분도 있다. 이 건물은 그 후 극장, 시장, 디스코장 등 여러 용도로 쓰이다가 현재는 다시 정부 업무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소피아 남쪽에서 8km 떨어진 비토사(Vitosha)산은 겨울철 인기 있는 스키 리조트이며 여름에는 등반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의자형 리프트가 운행된다. 비토사는 시내 버스로 갈 수 있기 때문에 현지인들의 일요일 외출 장소로도 인기 있는 곳이므로 가능하다면 일요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공산당 통제하의 관광산업이 사라지면서 소피아에서 머물 장소를 찾는 것은 훨씬 쉬워졌지만 여전히 외국인은 자국인보다 10배의 요금을 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중심가 근처에 새로 지은 개인 호텔을 찾거나 개인 아파트에서 욕실 딸린 싱글룸이나 더블룸을 대여해 주는 개인 숙박 에이전시를 통해 알아보는 것이다. 불가리아에서 가장 국제적인 요리 역시 소피아에서 맛볼 수 있고, 기름기 있고 맛없는 미국 음식을 제일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곳 역시 소피아이다. 제일 가 볼 만한 곳은 메하나(mehana)라 불리는 곳으로, 선술집 스타일의 전통 음식점인데 값이 매우 싸고 늦은 시간까지 전통 불가리아 음식을 판다.